영어 때문에 고민해보지 않은 한국인이 몇이나 될까? 학창시절의 영단어 쪽지시험부터 수능, 토익, 토플, 영어 면접, 그리고 길을 묻는 외국인과의 아찔한 대화까지 영어 때문에 괴로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두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TNS코리아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영어 회화 실력은 연봉과도 비례한다고 한다. 영어 회화 실력이 좋은 사람의 평균 연봉은 4,664만 원인 반면, 좋지 않은 사람의 평균 연봉은 3,903만원으로 나타나, 무려 연봉의 20%인 762만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비단 영어 회화 실력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가 경제력의 차이를 좌우하는 시대가 이미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 5월 26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강남 이익훈 어학원 본관 2층에서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 (다산라이프)] 의 저자 박정원 강사의 강연회가 열렸다.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 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소설로 읽는 영어학습 자기계발서다. 강연에는 일반인과 학생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넓은 강의실이 가득 차서 자리를 정리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저자의 명성과 영어 학습의 열기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 박정원은 연세대학교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유학은 커녕 어학연수도 한 번 가보지 못한 순수 국내파 영어강사다. 군 제대 후인 1997년에 영어 학습을 시작하여 2년 후에 강사로 입문, 강사 생활 10년 차인 현재 한 달 수강생이 1,000여 명이 넘는 억대 연봉자이기도 하다. 그는 골프, 수영, 스키 등 여러 운동을 가르쳐 봤지만 영어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물에 뜨지 않아서 ‘물병’으로 불리는 사람에게 접영을 가르치는 데에도 100시간이 걸리는데,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열 배인 1,000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영어를 잘하는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이루는 방법(how to make your dream come true)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서도 구체적인 영어 학습법보다 꿈과 인생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우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what is your dream)를 알아야 한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은 꿈이 아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저자는 중국의 왕멍 선생의 말을 인용하여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두뇌와 생명을 얻는 것과 같다. 외국어라는 다리를 건너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꿈을 찾는 방법은 무엇인지(how to find your dream)를 알아야 한다. 꿈을 찾기 위한 방법은 곧 영어를 잘 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발음 교정과 문장 암기를 하면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어도 많이 외울 필요가 없다. 기본적인 3,500개의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발음 교정과 문장 암기에는 몇 가지 팁이 있다. 우선 책을 여러 차례 정독하라. 문장은 덩어리째 암기하는 것이 좋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한영이나 영한 사전이 아니라 영영사전을 참고해야 한다. 저자는 사회체육학과 출신답게 스포츠 경기의 사례를 자주 언급했다. 가령 영어를 공부할 때는 여러 사람과 ’스터디’를 짜서 실전을 대비하여 활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마치 자유투를 혼자서 연습할 때와 친구들과 연습 경기를 할 때가 다른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생 축하 연설을 예로 들기도 했다. 잡스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과 직관을 따랐다(follow your dream and intuition). 그 결과 ’아이팟’이라는 히트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성공을 갈망하고 배움을 추구(Stay hungry, stay foolish)’하며 성공에 결코 안주하지 않았다. 저자의 제자 중에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둔 다음, 이후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 CEO로 거듭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둘 만큼 모험심이 있고(adventurous) 열정적인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이 따르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how to make your dream come true)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인생에는 문제(problem)와 위기(crisis)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 때마다 ’마지막 강의’의 랜디 포셔가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남긴 ’경험은 당신이 원한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Experience is what you get when you don’t get what you wanted)’는 말을 떠올려 보자. 랜디 포셔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연을 강행했다. 그처럼 항상 웃고,  매사에 감사하며 사랑을 나누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출처: 다산북스 2009년 도서목록)
 

세 시간 여에 걸쳐 저자의 꿈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이것이 영어 학습과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강연을 마치며 저자가 들려준 휘트니 휴스턴의 ’One moment in time’이라는 노래를 다시 들으며, 영어 학습이라는 작은 목표에 매달리는 것보다, 이를 멋지게 활용할 바로 ’그 순간’을 상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박코치 박정원의 영어완전정복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 강연회는 나의 ’그 순간’을 위한 하나의 자극제 같은 시간이었다. 
 

I want one moment in time
when I’m more than I thought I could be,
when all of my dreams are a heartbeat away
and the answers are all up to me. 

내 인생에서 한 순간을 원해요.
내가 생각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는 순간을.
내가 꿈꾸던 모든 것들이 내 곁에 다가 오는 순간을.
그 해답은 모두 나에게 달려있죠.  

<휘트니 휴스턴, One moment in time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