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만화 드래곤볼을 오랫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만화를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드래곤볼은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였다. 가끔 황당하거나 낯뜨거운 장면도 나오긴 하지만.

 서유기를 각색하여 만든 이 만화는 처음에는 서유기와 비슷한 전개가 되어간다. 삼장법사가 부르마로, 사오정이나 저팔계가 비중이 작거나 하는 것이 다르다. 저팔계 사오정대신 다른 비중있는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하지만.

초반과 후반의 드래곤볼은 너무 다르다. 모험만화에서 전투싸움만화로 변모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천하제일무도회라는 대회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손오공은 여러 친구들과 적을 만나게 된다.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많은 악당들을 손오공과 그의 친구들이 막아내는 과정을 담게 되는데, 적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환타지 소설이나 롤플레잉 게임과 비슷한 전개를 띄고 있으나 그것보다는 액션게임으로 많이 나왔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캐릭터는 베지터와 피콜로가 아닐까. 처음엔 악당이었던 두 사람은 공동목표, 강력한 적을 막아내는 공동의 명분이 생기고 함께 싸워나가면서 정을 키우고 착한 마음이 전염이 된다. 후에 베지터는 그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별들을 침략하며 마음껏 싸워나갔던 그는 손오공과 친구들의 착한마음에 자신이 변화됨을 느끼고 당황하게 되고, 핵심캐릭터인 부르마와 결혼하게 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지만, 옛날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본능적 욕구도 그냥 물리칠 수가 없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는 드래곤볼. 영화나 소설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화만의 세계에 잘 들어맞는 걸작이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