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날씨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싶은 마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러브스토리 같은 소설을 일고 싶었고, 특히나 일본 소설은 그런 류로는 최상일 것이라 생각해서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의 두께를 보는 순간 생각보다 두꺼운 분량에 약간 부담도 있었으나 읽는 도중 책이 거짓말처럼 너무나 쉽게 넘어가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랐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읽고 있으니 마치 '막장 드리마'라 불리는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 느낌이 들었으나 이상하게도 책에 몰입이 되었다.

 

작가는 일본 판 로미와와 줄리엣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디서 읽은 듯한 스토리 라인과 어느 영화에서 봤음 직한 장면은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으나 중간중간 작가 특유의 짤막한 반전이 있어 읽는 재미를 유지하고 또 몰입하도록 도와준 듯 하다.

 

주인공인 아이코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슈에게 마음을 열고 슈 역시 집안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아이코에게 다가가는 장면과 그런 둘을 바라보며 짝사랑하고 있는 또 다른 두 남녀의 이야기는 미니시리즈 같은 드라마의 단골 메뉴라 할 만큼 익히 보던 장면이라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바란 나의 욕심일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한 여자를 위한 한남자의 사랑이 결국 죽음으로 끝맺게 되는 부분은 어쩌면 이 스토리라인을 마무리하기에 아주 적절한 처사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실제 이런 사랑이 있다면 그 또한 얼마나 가슴 아플까..생각해본다.

 

서로를 위하는 사랑이 그 어떤 역경과 고난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작가의 의지(?)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너무나 뻔한 삼류사랑이야기 일지라도 이렇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나 역시 삼류이고 또 그러한 삶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 아닐까 반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