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개 한마리가 소년을 물어죽였다. 그런 기사를 티비 뉴스로만 접했다면

미친개쯤으로 생각했을것이다.적어도 개 목숨보다는 사람목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니..

허나 이 책은 소년을 물어죽인 개의 사연과 개의 주인인 지극히 평범한 한 가정주부의 애달픔과

외로움에 몸무림치는 아픔을 동일시하며 이야기 전개를 하고 있다.

 

주인공 타에코는 지극히 평범한 주부다...타에코는 자궁적출수술을 받는다.

수술의 아픔보다는 여자로서의 인생이 끝났다는 커다란 고통에 몸부림치는데

남편도 딸들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에 처철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와중에 어찌보면 자식보다 더 사랑하는 개 포포가 옆집에 사는 소년을 물어죽이게 된다.

큰 뉴스거리가 되고 가족들조차 보건소에 보내야 겠다는 의견을 내놓는데..타에코는 보건소에 보내지면

포포가 안락사 될 거가는걸 뻔히 알기에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포포는 얌전한 소년을 물어죽인게 아니다

심한 장난을 일삼는 소년을 물어죽인것이다.하지만 아무도 그런 사연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남들은 그렀다치고~가족들조차 포포와 타에코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개를 보호하기 위해서 타에코는 도피행을 결심한다.큰 금액이 들어있는 신랑의 통장과 도장만 달랑 챙기고

자전거에 몸을 싣고 무작정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어렵게 어렵게 시골 한적한 곳에  머물게 되고.. 가족이 있으나 가족이 없는 타에코는 코코를 지키다가 눈을 감게 된다.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알지 못했던 타에코였던것이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고..엄마의 역할이 적어질 무렵..남편조차 신체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게되는 시기.

갱년기 증상을 적고있는 부분에서는...10여년전에 갱년기증상으로 고생하셨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당시 증상을 이겨내기 위해 약까지 드셨던 엄마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던거 같다..

포포는 골든 레트리버이다.공격성이 강한 개임에도..공격성을 배제하고 사람이 키우기 좋게 훈련된 개인것이다.

그런데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집에 머물면서 야생의 본성이 나타나게 된다.사료만 먹던 개가 사냥을 하고

날고기를 먹게 된다. 야생이 나타나기 전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살았던 포에코와 같고

야생으로 달아간 포포는..가족에게 버림을 받고 혼자 머물면서 약간의 자유를 찾은 포에코와 같다.

포포의 삶이 주부 타에코의 삶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저려왔다. 여자로서의 삶은 접고..주부로서 많은걸 희생했음에도

타에코의 신체변화와 아픔에 가족중 그녀의 아픔을 진심으로 걱정하는사람은 없었다.

내 인생 모든걸 포기해 가족에게 바쳤는데 말이다. 그렇게 가족들도 없는 곳에서 포에코는 생을 마감하게 된다.

결혼한 주부로서..중요한건 가족을 먼저 챙기는것이다.하지만 나 자신을 잊으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 키우느라 나 자신의 자리는 점점 없어져 간다. 이 책은 주부들에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삶의 중요한게 무엇인지 잔잔한 해답을 안겨준다. 벌써 30년 넘게 살아온 내 인생...푸에코처럼 나도 50대의

나이가 되었을때...지금처럼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