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일탈을 꿈꾸며 새로운 기운을 얻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현실적인 제한으로 꿈꾸는 여행이 실천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나는 여행도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책 중에 우연히 만난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 다른 자유여행 기고가들의 책을 보며 느끼는 점 중에 하나는 '남자니까 그렇게 혼자 다닐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다. 여자의 몸으로 홀로 여행을 다니는 것은 위험하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인 서 제유는 나와 같은 여자이기에 많은 부분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또한 일반적인 여행도서가 여행 실용도서인 점인 반면에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는 그녀가 지난 10년이 넘게 해외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꼈던 점을 그녀의 삶의 철학을 적용하며 담았다. 여행도서를 넘어 시집, 개인적인 일기, 철학도서를 읽는 기분도 들었다.

 

프롤로그

떠남, 일상을 닮은 길

자아, 나를 꿈꾸다

사랑, 너와 내가 흐른다

대화, 타인에 눈뜨다

여정, 삶은 계속된다

 

목차만 읽어도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가.

무엇엔가 익숙해지고, 갈수록 용기가 없어지며 결국 떠날 용기와 여유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떠나는 마음'부터 평범한 우리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녀의 마음에서 여행을 떠난 그녀를 보며 그녀가 담은 수많은 사진과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며 우리는 용기를 좀 내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때로는 두꺼운 인문 도서보다 한 줄의 글귀가 더욱 우리네 마음을 흔드는 것처럼 긴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많은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작가 서 제유가 보여주는 익숙한 오늘의 일상을 넘어 선 그녀의 여행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작가 역시 성공을 꿈꾸는 사회일원 중에 하나였다. '나는…'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성공을 꿈꾸며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가 결국 펑펑 운 그녀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여행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우리가 돈이 많이 들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막상 떠나지 못하는 우리는 떠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떠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 않을까.

행복은 미래 지향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현재에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막상 떠나면 바람둥이 이탈리아 남자들이 알고 보면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심미안을 갖고 있음에 놀라게 되고 공원에서 백허그를 한 채 앉아 있는 남녀를 보며 '사랑해'라는 말이 화수분처럼 말하면 말하수록 마음이 더욱 커지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일상을 벗어난 여행의 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