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 나는 전자에 속한다.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 나는 후자다.

그런데 나는 이제 그것을 좀 바꿔보려고 한다.

소설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써보고 싶다. 다른 장르의 글을 제법 써봤지만 ‘소설’에 대한 욕심이 없었건만 지난 몇 년 사이 내 마음이 변했다. 이런 내게 자연스레 다가온 소설작법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한다.

<소설수업>

총 3부로 구성되어 소설과 소설가, 소설 창작 기본기 다지기, 소설가로 사는 법을 다뤘다.

1단원은 소설과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정말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마음 다지기를 한 번 더 하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에 단원 2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소재에 대한 고민, 소설 첫머리의 중요성을 다루면서 사람, 감정, 시점, 장소를 통해 소설의 플롯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문장의 힘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면서 소설 속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나만의 개성을 가진 문장을 만들라고 가르친다. 상징, 결정적 한 방, 제목은 물론 파일 관리를 통해 작품을 정리하는 법까지 세세하게 다룬다. 또한 다른 작품을 분석하고 보완하며 나 자신의 작품을 한 층 더 높은 단계로 이끌어가도록 한다. 마지막 3단원에서는 작가와 독자를 구분하고 현실의 나에 대한 심층 있는 분석을 요구한다. 글을 단순히 써나가는 작가가 아니라 소설가로 우뚝 섰을 때 다시 쓰러지지 않도록 나 자신을 다시 세팅하는 부분이라고 하면 딱 어울릴 듯싶다.

 

나는 이 책을 세 번에 걸쳐서 읽었다.

처음에는 빠르게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구, 내가 알아야하는 것, 메모를 해두면 좋을 것 등을 연필로 표시를 한다. 그렇게 일정부분을 읽고 난 후 나는 형광펜을 들고 표시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읽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모할 부분을 골라서 공책에 필기한다.

시나 희곡을 쓰면서 결코 사용하지 않았던 문장에 대한 힘을 뼈저리게 느끼며 내가 과연 소설이란 장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나와 함께 책을 좋아하는 남편 역시 은퇴말년에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데 그에 앞서 먼저 소설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든 내가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그런 멋진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