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을 전공한 작가 알레산드로 보파.

실험실에서 생각과 다른 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는 과감히 전공을 바꿨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만의 독특한 소설로 탄생했다.

비스코비츠는 주인공 이름이다. 그런데 비스코비츠는 총 스무 개의 이야기에서 모두 다른 동물로 나오며 그 동물 특유의 습성을 보여주고, 또한 인간 사회를 비꼬아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겨울잠쥐, 달팽이, 사마귀, 되새, 엘크, 쇠똥구리, 돼지, 실험쥐, 앵무새, 큰가시고기, 전갈, 병정개미, 카멜레온, 마약탐지견, 기생충, 상어, 벌, 해면동물, 사자, 세균.

그러나 동물의 이름이 그 장의 제목은 아니다.

불완전한 자웅동체 달팽이가 나오는 이야기의 제목은 “섹스 생각날 때 없니, 비스코비츠?”이고 엘크는 “뿔이 있군, 비스코비츠”이며 앵무새의 반복적인 말로 어리석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버리는 이야기의 제목은 “과연 그녀의 말일까, 비스코비츠?”이다.

절묘한 제목으로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더 기억에 오래 남게 하는 장치가 아닌가 싶다.

겨울잠쥐의 동면, 달팽이의 불완전한 자웅동체, 뻐꾸기의 번식기생(되새이야기에서) 등 각각의 동물의 습성을 보여준다. 특유의 습성이 자연이란 법칙 속에서 당연한 것이라지만 엘크 수컷의 무리 지키기는 안쓰럽고, 쇠똥구리의 삶은 풍뎅이의 삶과 비교된다. 또한 그 안에서 마치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보인다. 앵무새의 사랑은 어리석음에 안타깝지만 인간도 얼마나 어리석게 사랑을 잃는가, 전갈, 마약탐지견 이야기는 마치 인간의 욕망과 야망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하다. 카멜레온의 사랑은 어리석은 남자들의 바람기를 보는 것 같고, 벌의 이야기는 아름다움의 맹목적인 추구로 인해, 성형수술로 개성이 없어지는 요즘 아이돌들을 생각나게 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반복적인 이름이 등장한다.

리우바.

그녀는 비스코비츠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여성상이다. 그래서 그녀는 겨울잠쥐에서 꿈에 그리던 상대방으로 나온다.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오며 첫 이야기부터 독자를 매료시킨다. 또한 그녀는 엘크에서는 우두머리 암컷으로 나와 수컷 싸움에서 이긴 비스코비츠의 사랑의 상대 1순위가 되지만 무리를 지키느라 기진맥진하며 보낸 시간은 그녀의 발정기를 지나쳤고 아쉽게도 그들의 사랑은 일년 뒤를 예약한다. 또한 가장 인상 깊게 등장하는 전갈에서 그녀는, 본능적인 살인귀 비스코비츠의 현상금을 노린 매력적인 전갈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성과는 다르게 본능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그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었던 위험한 동거속 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간다.

주코틱, 페트로빅, 로페즈.

그들은 비스코비츠의 친구로, 이웃으로, 때로는 형제로, 라이벌로 등장한다.

 

아주 독특한 형식의 동물이 등장하는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유쾌하게 들리는 제목처럼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독특함으로 독자를 유혹하고, 친숙함으로독자의 시선을 잡아당기며, 풍자로 독자를 감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