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마감하는 장르는 로맨스 소설인가 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가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별칭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성들이 주축이 되는 로맨스 소설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발맞춰 다시 우리 앞에 나온 로맨스 소설 <크로스 파이어 유혹>.

여주인공과 까도남(물론 돈이 아주 많은 거부이기도 하다)의 남주인공이 등장한다.

여자와 남자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다. 그러나 남자는 사랑을 할 줄 모른다. 첫눈에 반한 그녀에게 고작 한다는 소리가 ‘함께 자고 싶다.’라니. 아무리 남자에게 반한 여자지만 이건 너무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빠져있고 그 남자 역시 그녀에게 빠져있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장르답게 아주 강도 높은 노출과 사랑의 형식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장르적인 한계인지 이야기의 구성은 진부 그 자체다. 스토리적인 매력은 애초에 포기하고 가야한다. 남자는 여자들이 꿈꾸는 강한 남자를 표현했다. 여자를 넘어가게 하는 남자라~ 그런데 여기서 모든 여자들이 다 그런 것을 원할까 싶은 의구심이 생긴다. 뭐, 이런 걸 원하는 여자들이 많으니 이런 장르도 생기고 이런 이야기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지금 그 유행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쉽다!

여자인 내가 읽을 때 이 소설은 여자를 너무 단순하게 남자의 그것만 밝히는 종족으로 표현한 기분이다. 이것도 장르의 특성인가! 그러나 아쉬운 것은 아쉬운 거니까!

기초 지식 없이 무작정 베스트셀러라고 집어 들고 읽으면 당혹스러울 법한 책이다. 십수 년 전에 대학로에서 일명 벗는 연극이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에로냐, 예술이냐 판단하려면 난 먼저 봐야한다고 생각한 사람 중에 하나다. 아쉽게도(?) 지방에 사는 나는 뉴스로 그런 연극의 한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 형식으로 접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내가 로맨스 소설이란 유행 속에 <크로스 파이어 유혹>을 만났다.

에로냐 예술이냐를 평해야 할까?

그냥 로맨스(에로틱)소설이다. 우리 정서에는 좀 과한, 아니 많이 과한 장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 남는 게 없으니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이 책을 읽고 나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