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기로 결정하면서 만난 <더 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이번에 만난 작품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다.

카뮈는 어디서 들어본 듯도 하지만 <이방인>은 내게 낯선 작품이다. 내 어설픈 고전지식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당시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였던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1,2부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뫼르소는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주인공의 캐릭터로는 좀 낯설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낯설고 성격도 이해불가다. 왜 이런 캐릭터가 등장했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어머니가 죽었다는 소식에도, 밤샘(아마도 당시 풍습인 듯) 작업 중에도, 장례식에도 뫼르소의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이후의 행동은 물론이요, 사기꾼 친구들과 놀러가서 살인에 이르는 과정 역시 보통 사람인 내가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가능 그 자체로 인식되었다.

작품의 탄생 시기는 1942년. 1차 세계대전을 보낸 작가의 피폐한 정신세계 때문이라고 해도 이 작품이 그렇게까지 호평을 받는 이유를 캐릭터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결말로 치닫고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이런 생각은 잊혀졌다. 소설에서 캐릭터의 개성이 중요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멋진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 법 앞에 평등이란 말 대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재판 과정은 당시의 관습과 부조리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의는 실현되었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물론 뫼르소가 무죄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잘못되었다. 유죄에 이어 사형선고의 과정 역시 뫼르소의 행동 만큼이나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재판 형식을 풍자함으로서 카뮈는 이 작품을 명작으로 만들어냈다.

뫼르소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다. 그러나 멋진 캐릭터는 아니다. 반면에 뫼르소는 작가 카뮈가 보여주는 이야기, 사회 고발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적합한 캐릭터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야 세상과 자신은 마치 형제와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하며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는 어느덧 뫼르소와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너무 늦은 만남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일치. 그리고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