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보다는 한 권의 철학서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

제목에서부터 이상하다는 것을 전제로 내 놓은 “이상한 존”은 말 그대로 보통의 인간들과는 다른 모습과 다른 생각을 갖은 존재로 태어났다. 인간의 기준에서 보면 돌연변이, 장애자, 거친 표현으로는 ‘병신’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존재들이 모여 이상국을 개척하는 이야기인 “이상한 존”은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동기를 제공한다.

인간인 우리는 남들보다 더 똑똑하고, 더 부유하기를 원하지만 결코 보통 사람들과 다른 것을 용납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이기주의라, 집단주의라 표현하든 이 책에 내포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은 결코 남들과 다른 존재들을 용인하지 않는다.

장애자라고밖에 볼 수 없는 외모를 가진 그들을 이 책은 정신적으로 한 단계 높은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강자로 표현된 느낌이 든다. 자신을 호모 수피에르로 지칭하며, 보통의 인간을 한 단계 낮은 존재로, 호모 사피엔스로 대다수를 구성하는 있는 정신적인 지진아 인간에 대해 존은 경멸과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또한 자신과 같은 존재들을 느끼며 그들을 찾아 나선다. 그런 그의 곁을 지키는 유일한 보통 사람인 친구에 의해 쓰여진 특별한 존재들의 이야기 “이상한 존”.

시대의 불운아 홍길동에 의해 건설되는 이상국과 존에 의해 건설된 나라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홍길동이 사회의 약자였다면 존은 인간보다 강자로 표현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그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을 거부당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존은 자신과 같은 존재들과 함께 자신들의 나라를 세운다. 홍길동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그들은 인간에 의해 파멸될 운명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친구에 의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남기고 자신들의 대한 모든 증거를 수몰시킨다.

같은 인간이란 존재로 태어났으나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존과 보통의 인간들.

인간이란 결코 다른 것을 용인할 수 없는 존재인가?

인간이란 이렇게 아둔한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인간이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단 말인가?

나와 같지 않은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결코 다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파국으로 몰고 가며 존에게 삶을 빼앗아 가버린다. 1950년에 작고했다는 작가, 1920~30년대의 인간상을 보여주는 듯 한 이 모습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