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나.

사람들은 혼자 사는 내가 밥도 제대로 해 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외로움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밥도 잡곡으로, 반찬도 웰빙으로 준비해서 한국토종의 국물음식과 반찬으로 끼니를 해결합니다.

그런 내게도 한계는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만 반복적으로 먹다보니, 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요리책들.

저렴한 가격으로 반찬을 만드는 요리책, 짧은 시간에 뚝딱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이 담겨 있는 책, 쉽게 만들 수 있는 이색음식 책등. 이러저러한 요리책 한두 권은 이미 내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게 선택한 1001가지 요리책!

이 책은 한마디로 요리백과사전입니다.

기본반찬부터, 국물음식, 고기요리, 해산물요리에 일식과 중식, 양식까지, 그 뿐만이 아닙니다. 면 종류, 냉채, 죽과 스프, 다양한 별미 밥, 보름음식도 따로 부분을 할애했고, 간식과 빵, 샌드위치, 김밥, 떡, 샐러드, 음료까지.

요리백과시리즈를 이 한권에 모두 담은 것입니다. 예전에 결혼하던 친구가 요리백과 시리즈를 수십만 원을 주고 사는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이 그 때 나왔더라면 굳이 큰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한권의 요리백과사전의 풀 패기지, 이제 그 속을 탐험해보죠.

칼라풀 한 사진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 책의 서두는 매일 먹어도 좋은 요리라는 제목으로 제일 먼저 두부와 관련된 음식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평소에 건강에 관심이 많은 나는 식물성 단백질에 최고의 음식인 두부를 즐겨먹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기껏해야, 생으로 먹거나, 김치찌개, 두부김치로 섭취하는 방법이 다였죠. 그런데 이 책에는 두부음식이 20여 가지나 됩니다. 그 중에 내 이목을 집중하는 요리를 소개한다면 ‘데친 두부 김치쌈’,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어져 있는 사진(각 음식마다 완성된 사진이 있다)이 먹음직스러웠고, 손님 접대로도 그만이며,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두부 날치알 무침’, 요즘 마트에 가면 날치알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가 영양만점에 열을 가하지 않는 음식에 영양소 측면으로도 내가 좋아할 만한 음식. 두부로도 특이한 음식을 추천한다면 ‘두부삼각 샌드양념찜’과 ‘두부쌈 다시마말이’를 들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자마자 올 추석에 아버지 생신날(추석전날)에 꼭 해드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마가 언제 나죠?(헉^^;;)

이렇게 두부를 비롯해서 매일 먹어도 좋은 요리에는 감자, 시금치, 콩나물, 오이, 애호박, 고추, 깻잎, 부추, 당근이 소개되어 있으며, 각각 적게는 10가지에서 많게는 20여가지의 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단원의 가장 큰 매력은 평소에 해먹는 기본 반찬의 조리도 있고, 조금은 이색적인 조리과정으로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음식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건강까지 생각하는 요리에는 김치, 배추, 무, 우엉, 연근, 파, 생강, 마늘, 브로콜리, 양배추, 어묵, 열무, 미나리, 우거지, 더덕, 도라지, 단호박, 달걀, 피망, 버섯, 새우, 멸치, 뱅어포, 북어로 만든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김치!

매일 밥상에 오르는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음식?개, 두부김치, 볶음, 김치전 정도? 그렇다면 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김치숙주 쇠고기볶음, 김치 김쑥갓 무침, 김치튀긴두부 두루치기, 김치 햄뱅어포조림, 김치참치 샌드위치, 김치묵무침, 김치 치킨커틀릿, 김치버섯들깨버무림, 다진김치달걀찜, 김치메밀쟁반, 김치쌈토마토스튜, 불고기김치쌈, 김치춘권말이, 김치불고기치즈말이, 김치겨자채, 김치채멸치볶음, 김치토마토스파게티, 김치낚지잡채, 꽁치김치김말이튀김, 김치안심튀김. 한마디로 엄청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음식들. 하지만 책을 보면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방식 역시 자세한 설명과 쿡 팁(cook tip)이라고 해서 요리할 때 중요 포인트를 지적해줍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이 책을 보고(놀러왔다가 하루만 빌려달라면서 가져가더군요) 그 날 밤, 술 한 병과 불고기김치쌈을 만들어 남편을 위한 주안상을 대접하고, 어제 자신의 생일날 진주 반지를 남편의 비상금으로 선물을 받았다고 하니, 남편 있는 아내들은 관심을 가져보시길…(처음에는 사진처럼 예쁜 모양이 안 나오더니, 한 두 번 하고 제대로 되었다는군요. 그래서 저도 다음 주에 집안에 행사가 있는데,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저는 엄마가 해주는 마늘초장아찌를 얻어다 먹는데, 마침 책에 마늘초장아찌, 마늘매운고추장장아찌가 있어서 도전해볼까 합니다.

또한 이 단원에는 멸치볶음도 잔멸치, 중멸치 요리로 다양하게 소개 되어 있고, 다진멸치우엉삼각밥은 우엉대신 집에 있던 피클을 이용해서 만들어봤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언니들에게 관심 좀 받았답니다.

세 번째 파트 국물이 끝내주는 국물요리!

각각 열 가지씩의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비롯, 모둠버섯, 병어고추장, 생태수제비, 갈치 동태, 순두부등 20여 가지의 일품찌개, 전골 맑은 탕, 맑은 국, 매운 국과 해장국, 된장국과 토란국, 보양국, 별미국등 다양한 분류별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국물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제주도는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과 젓갈이 발달 되어 있는데, 비지를 이용한 갈비비지찌개는 처음 들어보네요. 솔직히 비지를 이용한 음식은 텔레비전을 통해서 처음 봤고, 아직 먹어보지도 못했답니다. 미역국도 제주에서는 성게를 넣어서 하는 게 최고의 음식으로 인정되고, 오이냉국도 제주에서는 된장을 이용한 양념장으로 만드는 등, 맑은 국은 생선국 정도, 그래서 더욱더 이 책에 나와 있는 다양한 맑은 국 음식들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육개장, 사 먹는 음식으로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인데, 이 책을 통해, 언젠가는 꼭 제 손으로 만들어 먹고 싶은 음식입니다.

네 번째 파트 힘이 나는 고기요리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하고, 다섯 번째 파트 싱싱함이 느껴지는 해산물요리는 고등어, 꽁치, 갈치, 삼치, 명태, 가자미, 양미리, 과메기, 연어, 병어, 조기, 오징어, 낙지, 주꾸미, 꽃게, 새우, 조개, 홍합을 이용한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여섯 번째 주말이 행복한 일품∙별미요리는 일식, 중식, 양식의 대표음식과 스테이크, 파스타&피자, 면, 냉채, 죽&스프, 별미 밥, 보름음식으로 조금은 특별한 날을 위한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 파트는 입이 즐거운 간식∙샐러드요리로 떡볶이, 맛탕, 고구마칩, 양갱, 스틱등 간식과 각종 웰빙 쿠키와 케이크를 소개한 제과제빵, 샌드위치, 김밥, 떡, 과일, 온샐러드, 샐러드, 음료&차까지.

엄청 난 각종 음식과 간식으로 이 책은 가득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요리책과 달리 서재나 거실에 있지 않고, 부엌 식탁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의 눈을 자극하고, 나의 부엌에 새로운 세계를 선물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요리들이 이 책에서 나와 내 부엌에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잘 하는 음식 몇 가지만을 가지고 있었던 제가 다양한 레시피를 갖고 다양한 음식의 세계로 뻗어나가게 되는 지름길을 이 책은 친절하게 나와 동행해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