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주홍글자>는 미국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면서, 19세기 미국문학에 있어서도 당시의 대표작이 될만큼 유명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이 책은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되었을 때에는 <주홍글씨>라는 제목이 많았습니다만, 최근에 나온 책은 <주홍글자>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책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주홍글씨>를 읽었던 분들에게는 이 제목이 낯설 수도 있겠지만, <주홍글자>로 읽기 시작한 분들에게는 이 제목이 조금 더 가깝게 느꺼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 소설은 17세기 미국 보스턴의 청교도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목사의 아내 헤스터 프린이 간통이라는 죄명으로 가슴에 주홍색 A라는 글자를 달아야하는 형벌을 받게 되지만,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한편 간통의 상대방이었던 딤즈데일이라는 젊은 목사는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쇠약해져가고 있는 가운데, 헤스터의 남편은 뒤늦게 아내의 간통 사실을 알고 신분을 숨긴채 복수하기를 꿈꿉니다. 이들 세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비난 속에서도 선행을 행하는 여인과,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인간의 구원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감동적인 설교를 하는 목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 청교도 사회의 문제점까지 함께 그린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 출간 당시 논란이 될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면서도 이전에는 다루지 않았던 사람의 관점을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책과는 조금 다른 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주홍 글자>가 출간된 이후 여러 판본이 출간되었습니다만, 오탈자와 오류의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미국 현대 언어학회가 인정한 가장 권위있는 텍스트로 평가받는 작가 사후 100주년 판을 저본으로 하여 번역되었고, <주홍 글자>의 서문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 <세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세관>의 경우에는 이전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판본도 있었을 것 같으므로, 이전에 <주홍 글자>를 읽었던 독자라도 이 작품은 읽지 않았을 수 있는데, <주홍 글자>의 창작배경을 이해하는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홍 글자>는 책이 출간되던 19세기 당시에도 파격적인 스토리였겠지만, 지금에 와서도 평범한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불륜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단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금도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