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처녀시집인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을 선물 받았고, 
그때서야  김경주 시인의 존재를 알게 됬다.  

"김경주 현상"이라 불릴 만큼  현 한국문단에서  그의 존재는 확고해 졌지만, 
평론가들 사이에서 그의 시에 평가는 여전히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건 독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지만.
하긴 미래파 자체가 여전히 논란거리니.

 흔히 불리는 미래파 시인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 중 하나 일 것이다.
처녀시집 일만 권 이상 팔렸다고 하니,,

 그의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여러 의미에서 놀랄 것 이다.
기존과 다른 시 형식, 낯선 조어나 한자어들, 이따금 따져 보면 비문인 문장들까지.
그런데 그 속에서 운율이 생생히 살아 있고,  뜬 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 속에 김각과 정서를 급습하여 미적 자극을 주고 있다.
난 그 운율의 정체를 바로 얼마 전에서야 알 것 인데,, 그건 바로 내재율 이었다.

 기존에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시 해석 방법으로는 그의 시를 해석하기가 힘들 것이다. 시를 읽고 시 전체의 의미를 파악 한다거나, 행 하나 하나를 분석해서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알고 말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로에 빠져 있는듯 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 그의 시가 안개 같았다. 
한 행씩 읽으면 안개가 걷히듯 하다가 뒤돌아 보면 다시 안개가 자욱 한 것 처럼. 
그것은 그의 처녀시집을 접할 때 더욱 그러 했다.
시집 읽기를 도중에 포기 했다가 나중에 다시 읽고 그렇게 반복 해서 수 차례 시집을 읽었던 것 같다. 첫 시집 해설을 맡은 강정 시인도 "시집 뒤를 채우는 일은 시에 주석을 다는 것이 아니라 사의 발생 지점을 밝는 일이다. 다시 말해, 시 속으로 독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걸 도와주는 일아리는 소리다." 라며 말 하고 있다. 

 그렇게 처녀 시집을 수시로 읽다가 이번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을 접하게 되었다.
좀 더 시인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은 아마 좀 더 내가 작가에 알고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그의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푠현론적 관점에서 살펴 봐야 할 것이다.

 그의 이력은 남달랐다. 대학교 재학 중에서 몇 차례 학교를 바꾼 걸로 알고 있다. 학과도 바꾼걸로,,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했다. 등단을 화려하게 한 듯 하지만,, 지금의 시인이 되기까지 쉽게 생각 할 수 없을 만큼  시인은 험난한 길을 걸었다. 
고향 광주에 계신 아픈 어머니께 무릎 꿇고 빌며 시를 쓰고 싶다고 서울에 가고 싶다고 했단다.  서울에 상경했지만,,  온갖 일을 하며,,(야설 작가, 대필)시를 써왔고,  청탁 들어오는 곳이 없었으므로 작품 발표 할 기회도 없었다. 3년동안 시를 쓰면서 발표 한 곳은 벼룩시장 신문 한 곳 이었다고 한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다.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웹진 시인 광장"에서)..
결국 자기가 쓰고자 하는 시를 쓰자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몇 년 뒤 신인들에게 시집을 출간 해주는  "문예중앙"을 통해 시집을 내게 되었다.


시 때문에 죽고 살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자꾸 엄마는 시를 놓으라고 울고 나는 고양이를 울린다
자꾸 시가지고 생활을 반성하는 놈 좀 없었으면 하는데
시 한 편 발표하고 나면
몰래 거리에 쓰레기 봉지를 두고 온 기분이 든다

시 때문에 살 일 좀 생겼으면 하는데
사형수가 교수대를 향해 걸어가면서
뒤따라오는 간수들에게 갑자기
자꾸 밀지 말라고 울먹이는 광경처럼

밀리도 않는데 떠밀리고 있다는 느낌으로부터

시만 짜서 이대로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

시 때문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오랜 시 안 스다가 다시 쓴다는 놈 생각
좀 하고
다시 쓴다는 놈치고 
세상의 속무 다 겪은 후 오만하게 올아온 것 못 봤다
그게 시의 구원이라면
시 때문에 형편없는 연애라도 그만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도 해 보지만
시 때문에 죽어서도 까불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하루도 새가 떨어지지 않는 하늘이 없다 中 에서

"그의 시를 읽고 있자만 어떻게 기억과 감각에서 이 순간들을 자유롭게 불러내고 결합시켜 미적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하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라고 김기택 시인이 말했는데 나 역시 김경주의 시를 읽는 내내 그런 생각들이었다.
그 순간은 메모에서 시작 되었을 거라 조심스레 추측 해 본다. 많은 시인들이 그렇고 나 또한 습작하는 동안 메모가 필수니깐,, 

많은 사람들이 김경주 시인을 보며 시인  "이상 시인"을 떠오른다고 한다.
난 보들레르 , 랭보가 떠오른다. 이번 시집은 여행과 많은 관련이 있으니 랭보가 어울리겠다.
사실 시인은 여행을 즐긴다. 아니 시인에게 여행은 운명 인 것 하다. 산문집을 보면 더 공감 할 수도,,

이상이나 보들레르나 생전에 삶은 불운 했다. 그들은 죽고 나서야 새롭게 재평가 받고 있는데,,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작가 삶은 그런 것일까?  

시대를 앞서 간다는 것.
그것은 행복하면서도 불행할  수 도 있는 일이다.
김경주 시인은 앞으로도 한국 문단에 지대한 영향을 펼칠 것 같다.
평론가들도 그에 맞는 책임을 다해주기를,,
다만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새기며 너무 극단적으로 몰고 가지는 말기 바란다.

어떤 작가인들 작가 나름의 세계관이 없겠냐마는 
김경주 시인의 확고한 시 세계관을 예우한다ㅎ

아무런 논증도 없이 순서 없이 무작위로 나열하듯 이 글을 쓴 것 같다.
중간 중간 공감도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이게 뭐야?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시는 분명  어렵다고 느껴질 것인데, 많은 독자들이 시인의 시를 읽고 시집을 구독하는 만큼 그의 시는 분명 독자를 끌어 들이는 힘이 있다.


분명 좋은 시집인 건 분명하며,, 확신 하건데 시간이 흘러 재평가 받을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