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개암나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아이들이 읽게끔 출간할 생각을 하다니...

물론 청소년 책 작가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꼽힐 정도라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라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맛깔스럽게 해내기도 했고, 또 출판사에서 이런 진주를 발견했다는 것도 대단하지 않은가?

11살 아이들의 도둑잡기 모험이야기다.

무퍼와 페리라는 캐릭터가 너무 웃기다. 홀쭉이와 뚱뚱이를 연상케 하기도 하고.

또래친구들의 모임인데, 무슨 파라는 이름을 지어냈다는 것도 웃기고, 신나는 사건을 물어오지 않으면 대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무퍼파 친구들의 협박에 못이겨 신문을 뒤적이는 무퍼와 페리. 대장의 카리스마는 어디 내던졌던가?

천운이 도왔음일까? 같은 또래소녀 이본카의 실종소식을 접하게 된 무퍼와 페리.

수영복을 입고 가출했을리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중적으로 수색작업에 돌입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브레인격으로 리제가 동참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들은 계속 어디서 실마리를 찾아야할지 몰라 헤매고 있었을것이다.

아이들의 수색에 큰 도움을 주는 쌍둥이 이모할머니의 시간을 초월한듯한 번득이는 기억력과 관찰력은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우체국을 털 계획을 거창하게 세운 악당의 이름은 오토다. 어쩜 이렇게 재미난 것인지. 얼굴의 특징을 꼬집어내 오토라는 이름앞에 수식어만 붙여놓았으니 이것부터 엉성한 도둑이라는 냄새가 난다.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이 어린 친구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으니 참 불쌍하기도 하다.

서술형태의 글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일러스트로 캐릭터들을 그려놓고 말풍선까지 담아내 더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어리숙함도 담겨져 있고, 비록 우체국을 털 계획을 세우고 또 잘못했더라면 그 엄청난 범행이 성공까지 다다를뻔한 도둑들이지만 결코 피도눈물도 없는 악당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이 세명의 오토들이 어째 크리스마스때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나홀로집에> 등장하는 불쌍한 악당의 모습과 오버랩 되는 것일까?

아무튼 신나게 한번에 쫘악 읽어내릴수 있는 아주 재미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