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시랑이야기를 알콩달콩 써내는 작가도 대단하지만, 거기에 전문지식을 상당부분 할애하는 작가들을 보면, 대단하다 놀라게 된다.

이 책의 작가가 그랬다. 분명 로맨스소설이고, 배경이 병원내 의사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의학용어를 많이 사용하여 내용을 전개하다보면 참고문헌도 많았을 것이고, 자신이 쓴 내용에 대해 또 전문가에게 검열(?)까지 받아야 해서 여러모로 힘들었겠구나 싶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되는 여자가 거기에 머리까지 좋다면 거기에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적이고 똑부러진 성격이라면 그 누가 그 여자를 싫다 하겠는가.

아무튼 딱봐도 너무 예쁘게 생활하는 민시윤이 여자주인공이다. 물론 그녀에게도 출생이 평범하지 않고, 또 극성스런 엄마때문에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위기까지 맞게 되지만,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자율적으로 제어를 하려 노력한다.

그런 그녀를 마음에 담고, 자신의 심장을 움직였고, 그녀에게만 반응하는 자신의 심장때문에라도 결단코 시윤을 마음속에서 내보내지 못하는 퍼펙트맨 강지혁이 남자주인공이다.

그 둘은 주위사람들이 모르게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고, 눈치빠른 간호사가 그 둘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탐지하게 된다. 그렇지만 어찌됐든 그 최정원간호사는 그 둘을 응원하는 사람이기에, 그냥 예쁘게 바라볼 뿐이다.

이 책에는 주인공의 사랑을 훼방놓는 사람이 없어, 가볍게 읽어낼수 있다.

처음에는 시윤의 엄마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딸을 계산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것 같아, 진짜 저사람이 시윤의 친엄마 맞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제아무리 시윤엄마와 시윤이 밉다 하더라도 그래도 같은 아버지를 둔 남매인데, 시윤을 그렇게나 무시할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이나 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사랑을 지키고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착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똑부러지게 자신의 의사표현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무모할지라도 용기를 낼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윤과 같이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삼재 3인방도 나름 각각의 캐릭터를 갖추고 있는 것 같아, 이후 개개인별로 사랑이야기를 써내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을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