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오래 접하고, 또 책과의 만남을 의식적으로 자주로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또 장르에 대해 나름의 주관이 생기는 것 같다.

큰애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맹목적으로 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하에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림을 봤었는데, 둘째아이때부터는 그림책부터 시작하여 읽고 보고 듣는 모든 매체에 대해 나름 선별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림책 같은 경우는 아이에게 읽히기 전에 일단 내가 먼저 읽고 어떤 내용인지를 파악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내가 이제껏 보지못했던 그림책에 담긴 저자의 핵심메시지를 찾아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도 언급했지만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은 어리니까 어른인 우리네보다 생각의 깊이가 얕다고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우리와는 또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보고 판단할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이책을 유심히 읽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도 철학이라는 학문이나 단어에 경외감을 갖고, 어렵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나로써는 아이에게 어떤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해 내 자신이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아이와 늘상 주고받는 대화의 범위는 어쩜 한정되어 있을수 있다. 그렇지만 매번 아이들이 그 상황에 대해 가질수 있는 생각과 느낌은 다 다를수 있으며, 내가 낳은 자식이라 하더라도 결코 그 내용을 다 알수 없다는 것이다. 미처 우리가 살아보지 못했고, 아직 아이가 맞닥뜨린 상황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엄마와 함께 책을 공유하며 이야기 나눌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본다.

나름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편이라 자부하는 나이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다 읽고 난 후의 활동이었다. 그냥 아! 이런 내용의 그림책이구나, 동화책이었지 라고 맺음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 이야기를 갖고 아이와 서로 질문을 주고 받는다거나, 만약 내 입장이었더라면 이라는 전제하에 토론을 해본적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조금씩조금씩 서로의 생각을 묻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독서후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

또 이 책을 통해 배운것은 철학은 배우거나 가르치는 개념으로 접근할것이 아니라, 항상 생각하고 그 생각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 터득된다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제아무리 황당하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하더라도 회피하지 않고 같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져야겠고, 또 자신의 관점과 생각대로 문제를 연구하고 해석하는 힘을 가질수 있도록 온가족이 함께 고민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항상 용기를 북돋워주는 관계를 만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해준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