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쥐면 쥘수록 손안에 있는 것이 빠져나가려 한다, 놓아버리면 가벼워진다, 가지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면 한결 마음과 몸이 가뿐해질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항상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고, 또 남이 정해놓은 기준치를 상회하기 바란다.

요즘 광고멘트중 내가 좋아하는 말이 하이힐을 벗으면서 "내 키에서 9cm를 뺐더니 하늘이 더 높아졌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우리는 분명 행복은 성적순도, 부의 순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알면서도 한개라도 더 쥐려한다.

세상이 나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세상을 붙잡고 어떠한 발전을 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만의 행복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남에게 비쳐지는 잣대로 세상을 보려 하니 더 힘든것은 아닌지.

책은 총3part로 나눠 구성되어 있다. 망원경으로 보는 세상,세상이 괴롭히지 못하는 사람,외발로 살면 또 어떤가이다.

왕이 관직을 제안해도 거절했으며, 자신의 부인이 죽은 이후에 슬퍼하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노래를 불렀다는 장자의 자유이상주의적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만약 부인의 입장에서만 바라본다면, 참 서운하고, 황당할것 같다.

개인적으로 참 와닿았던 부분이 있었다. <물살에 따를뿐 이를 거스르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서도 자신의 목소리와 행동을 확실하게 내며 살라는 것인데, 만약 이 말대로 살아갈수 있다면 참 멋진 사람으로 보일것 같다.

쥐고 있거나 잡고 있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라 가르치는 장자는 과연 자신이 바라는데로 완벽하게 자유로웠을까?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이 장례행사를 계획했을때, 그는 만물의 이치와 함께 그 모든것이 다 자신과 연관되어있다고 말하며,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게 자신의 생이라 할지라도.

그에게는 어떠한 것도 욕망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또 어떠한 것도 욕심내거나 가지려 하지 않았기에 모든것에서 초연한 자세를 취할수 있었다. 그의 사상이나 그만의 삶의 원칙은 당사자에게는 자유와 평화를 주었을지 모르겠으나, 그를 둘러싼 이들에게는 그닥 좋은 영향만을 끼치지는 않았을것 같다. 삶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고, 또 집착하지 않았다손치더라도 어떻게 아내의 죽음앞에서 노래를 부를수 있었는지. 참 독특한 정신세계를 갖고 있었음은 분명하지 싶다.

장자는 또 어떠한것도 채우려 들지 말고, 또 세상이 바라보는 기준과 잣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번에 내가 갈구하고 희망하는 모든것을 다 내려놓고 비워내기 힘들다면 조금씩조금씩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평화롭고 자유롭게 바라보며 비워가는 것이 좋은 삶의 법칙이라는 깨달음을 건네주었다.

<빈 잔에는 차를 따를 수 있지만, 가득찬 잔에는 넘쳐흐른다>는 것처럼 빈공간의 여유로움을 잊지말고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