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학이 이렇게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을수 있다니 하고 한번 놀랐다. 이 책은 로이스 로리의 SF대표 3부작중 마지막 편에 해당된다고 한다. 전작을 읽지 않은 상태라 내용의 흐름을 모르면 어떡하나 했는데, 의외로 전혀 상관없이 잘 흘러갔다. 다 읽고 나니까 역으로 기억전달자부터 찾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맷티는 이 마을사람들의 순수한 마음때문에 치유가 되었고,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아이다.

그렇지만 어느날 이 마을에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서로를 항상 이해하고 서로에게 비밀이 없고 어떤 약점도 무기화하지 않았던 순수 그자체의 따뜻한 마을사람들이 거래장터를 통해 하나둘 변해가는 것이다.

가져온 물건이 없는데, 가져가는 물건이 생기는 아주 이상하고 은밀한 거래가 이 장터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포용하지 못하고, 또 상대의 약점을 웃음거리로 만들기 쉽상이고, 모두에게 친절했던 사람이 이기적인 성향으로 바뀌더니 급기야는 마을을 폐쇄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껏 숲을 그 누구보다 잘 지나다녔던 맷티는 마을 폐쇄를 알리는 메시지를 이웃마을에 전달도 해야 하고, '보는자'의 딸을 마을로 데려와야 하는 임무를 갖게 된다. 그런데 맷티에게 숲은 호락호락 길을 내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뭔지 전혀 예측도 못하는 맷티.

'보는자'의 딸 키라와 함께 마을에 도착하는 맷티. 그런데 그의 눈에 보이는 마을의 풍경은 예전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포근히 안아주고 치유해줬던 선한 사람들이 가득했던 선한기운이 감도는 마을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할퀴고 의심하고 한치의 마음도 허락하지 않는 이기적인 집단이 모여있는 어둡고 무서운 공간으로 보인다. 그래서 앞표지가 그런 음산한 분위기였나 싶다.

아무튼 맷티는 마을이 자신을 치유해줬듯이 이번에는 자신의 희생으로 마을의 혼란스럽고 어두운 기운을 걷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어떤 도움을 받았다치더라도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맷티는 숲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거래를 평화롭게 한다. 맷티의 희생으로 마을이 예전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는 것과 함께 맷티 생각에 마음 한켠이 짜릿짜릿해왔다.

어떤 것을 갖고자 하고, 더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면 결국은 자신의 인간성마저 내놓아야 한다는 절대진리를 왜 우리는 자주로 잊게 되는것인지...

사람으로 다친 마음은 사람으로 치유되고, 마음의 순수를 지키는 것이 우리네 몫이라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