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촌놈이라 부르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 할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삶에 자신이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싶다. 다른나라까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는 참 인간승리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에게 처해진 운명을 너무나도 근사하게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항상 우리에게 살아있음에 감사할수 있게끔 하고, 언제든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희망을 찾아낼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렇다.

흔히 힘들면 '내가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냐구요?'라고 푸념을 하기 일쑤다. 이 책의 저자도 어찌보면 그런 푸념을 몇십번 토해내도 괜찮을 정도의 처지였던 것 같다. 생모와 호적상의 어머니라는 두 어머니를 가졌고,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는 생사를 확인할수 없고, 자신도 모르는 출신성분때문에 자신이 천직으로 알고 있는 가르치는 일에 대해서도 브레이크가 걸릴때면 좌절모드로 전환할수도 있건만 항상 그는 이겨냈다.

얼굴한번 제대로 펴지도 못한채 부엌언저리에서 항상 맴도는 친모에게 자신으로 인한 심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항한번 하지 않고 모난 행동 한번 하지 않은채로 묵묵히 살아냈던 그.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납북사연으로 인해 자신의 선택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을수밖에 없는 운명에도 그는 울분을 토하지는 않았다. 단지 아버지라는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달려야 하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또 그렇게 실천하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때 당시 저자가 겪여야 했던 유신이나 연좌제 같은 용어 자체를 이해할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래도 그의 젊은 시절 겪여야 했던 실패와 숱한 절망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을때의 당혹스럼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두려움을 알기에 지금이 가장 최악이라 생각하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에게 어깨를 툭툭 치며 역전의 기회를 충분히 노려볼만한 시간이 남아 있음을 조언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삶이든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굴곡이 일정반복 패턴으로 다가오는 것이 인생살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매번 그 굴곡앞에 쓰러져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자신의 삶을 극복하고 살아낸 사람들의, 우리와 같이 공감하고 호흡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용기를 얻고, 다시금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정해놓고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씩씩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기에, 아직 이 촌놈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