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솔직히 무뚝뚝한 남편을 위해 골랐다. 여자형제들속에서 생활했지만 외아들인 관계로 시어머니의 무한대의 사랑을 받고 자란 남편은 솔직히 큰애와의 관계에 있어서 데면데면한 부분이 없잖아 있다.

아이가 어렸을때 아빠라는 큰 울타리를 보여주고, 항상 쓰다듬어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놀아줘야 했건만, 그때는 아빠도 행여 잘못 안으면 아이가 아플까 무서워했고, 또 쑥쓰러워 아이와의 대화를 단둘이 정감나게 하지 못한채 어영부영 시간을 흘러 이제 사춘기가 된 딸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늦둥이 둘째는 처음 만남부터 큰애와는 비교가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딸바보가 딱이다. 그런 모습을 내가 볼라칠때도 너무 심한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안보는 것 같으면서도 큰애가 보고 느끼고 있음을 감지했다. 그렇기에 절대적으로 딸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앞으로라도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자체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내가 읽은바로는 저자가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범주가 다를수 있는 것 같지만, 새겨듣고 실천하면 좋을 방법들이 몇가지 눈에 띄었다. 내가 느낀것을 남편도 함께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살 먹은 아이도 아닌데, 이것은 이렇게 하고 저것은 저렇게 하라고 충고하기가 뭣했다.

아들은 아들답게, 딸은 딸답게 키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그 부분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중 한명이기에, 남녀의 차이는 미미할뿐이기에 성별차이에 큰 비중을 두지 말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물론 누구의 이론이 맞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내가 주장하는 이론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또 한가지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은 사춘기때는 뇌가 급격히 발달함으로 그 변화를 아이도 감당하기 힘들어 잠시 미친것 같은 상태에 다다른 행동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단계가 지나가면 아이는 한뼘씩 쑥쑥 성장해 있을 거라는 말이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어느순간은 아이가 너무 심하지 않나,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최근에 드라마 보는 문제로 큰아이와 아빠가 다툰 적이 있다. 두사람의 대화에 끼어들면 안되겠다 싶어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했는데, 제3자의 입장에서 듣다보니 서로에게 다 위태위태하다 싶은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말은 쌍방간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야 한다고 하나 보다. 아무튼 감정의 변화가 들쑥날쑥인 딸아이를 저녁시간과 주말에만 만나기 일쑤인 남편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대화하기란 쉬운일이 아닐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아빠와 딸 사이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깝다고. 자신의 인생에 딸을 초대하고, 딸의 삶속에 함께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고 일러준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이세상에 없다. 그렇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최고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식은 무한한 이해와 사랑으로 아무런 조건없이 포근히 언제든 안아줘야 한다. 부모와 자식간의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항상 한결같은 믿음과 사랑을 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