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작년 한해 드라큘라 관련 소설을 많이 읽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 그들의 세계를 이해했지 싶었건만, 히스토리언을 읽는 내내 참 알면알수록 신비로운 세계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두께를 솔직히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포장지를 뜯는 순간 다시한번 뜨악했다. 내가 이 책을 꺼내는 것을 본 딸아이가 "엄마, 이번에도 아주 열중해서 읽으시겠네요."한다. 지난번 <드라큘라>라는 책을 읽어내는 나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던 아이다.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분명 있을수 있겠다 싶었다. 최근에 끝난 뱀파이어검사 라는 드라마를 생각해봐도 그들이 표를 내지 않은채 우리 인간세계에 자연스레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면 결코 모르지 않을까?

이 책은 기존에 읽었던 트와일라잇이나 뱀파이어의 소설과는 좀 다르게 전개된다. 일단 소설의 전개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거나, 작가의 시점에서 설명되는 형태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진행되고, 또 이야기의 화자가 아버지와 딸이다.

나같은 겁많은 사람은 만약 어떤 책을 소유함으로써 실종이 된다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결코 그 책이 소장의 가치가 있고 엄청난 부를 불러온다 하더라도 손대지 않을 것 같다.

폴은 자신에게 책의 전설을 가르쳐주고 사라진 지도교수 로시를 찾아나서게 되고, 딸은 아버지를 찾아나서게 되고. 이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역사에 남다른 재주와 혜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채 드라큘라를 쫓는것이다. 단순히 드라큘라의 역사와 전설만을 위한 소설이었다면 따분할수도 있는데, 적절히 로맨스를 보여줘 두께와 상관없이 속도감이 붙기도 했다.

이 소설의 작가가 남달라 보이는 이유는 이 책을 위하여 10년동안이나 드라큘라의 역사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탈고를 끝낸후 작가는 그저 백지를 보고 앉아있을뿐이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게 들지만, 이 히스토리언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 십분 이해가 되었다.

오랜 조사기간을 거치고 태어난 작품이기에, 조금은 생소한듯한 동유럽의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로도 제작된다는데,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앞에 나타날지 기대가 되고, 역사와 전설 또 사랑, 공포와 미스터리가 혼합된 이 책을 읽고 나면 드라큘라라는 존재와 좀더 친해진듯한 기분을 경험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