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솔직히 난 이책을 읽기전에 선입견이 있었다. 연애를 기록하는 남자라? 어째 좀 좀스럽다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이제껏 감수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편인 여성측에서 연애에 대해 더 세밀하고 세세하게 기억하고 사진이나 글로 기록하고 있다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생각을 깡그리 없애준 책이 아닐까 싶다.

아니... 이 저자가 독특할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 저자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사랑을 하고 있는 남자가 분명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여자에 대한 지극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그 문장하나하나에 그의 마음이 진하게 담겨 있었다.

의문이 가기는 했다. 과연 29살이 될때까지 진정 연애를 안해봤나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녀를 본지 이틀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다는 것이 가능키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심하고, 연애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던 남자가 무슨 짜릿한 느낌을 주고 받은 여자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그런 강한 마음이 생길수 있나 하는. 그게 사랑이고,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연분이어서 그랬을까?

남자는 너무 세심했다. 데이트 코스를 짜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고, 또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다 하더라도 그녀를 위해 짧은 문자를 보내는것이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편지도 손으로 직접 써 빨간우체통에 넣는 그였다.

며칠전 롤러코스터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나쁜남자를 체크해볼수 있는 31가지 방법이. 그중에 하나가 처음에는 남자가 모든 연애코스를 직접 짜고, 또 미리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지만, 나쁜남자일경우에는 모든 코스를 여자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빗대보아도 이 저자는 분명 좋은 남자다.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그남자도 대단하지만, 그의 사랑을 받는 그녀도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해봤다.

거의 한달동안의 일상을 써놓은 이 책. 정말 수기로 이렇게 감정을 실어 적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이 책은 남자의 일상도 여자를 만남으로써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아주 담담하게, 솔직히 이야기 들을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아주 재미나게 비유해놓은 것도 마음에 들었고, 요즘 청춘남녀들은 이렇게 연애를 하고 있구나를 엿볼수 있어 좋았다.

사랑은 남자나 여자에게 참 좋은 영향력을 주는 매개체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