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의 집대성자

 

다산 정약용

 

 

 

18세기에는 실학파가 학파적 면모를 갖추기는 했지만 철학적 입장은 형성되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이 철학적 기반의 확립은 바로 다산 정약용에 의해 가능해지는데요.

정약용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성호학파와 북학파의 주장을 한데 묶어 “다산학” 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 학문을 완성하기에 이릅니다.

 

 

 다산 정약용 영정

 

썩어가는 국가의 대들보를 새롭게 바꾸고 허물어진 주춧돌을 단단히 괴는데 평생을 바친 정약용에게 돌아온 것은

18년 동안의 유배라는 혹독한 시련이었습니다.

강진에서의 유배기간은 정약용에게는 고통의 세월이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학문연구에 전념하며 학자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다산학의 두 축을 이루는 경세학과 경학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루어졌고,

500여권에 달하는 그의 저서 대부분이 쓰이기도 했답니다.

 

 

정약용 생가(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정약용은 1762년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당시 광주군 초부면 마현리)에서 정재원의 넷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0세부터 과예 공부를 시작했고, 10세 이전에 지은 시들을 모아 『삼미집』을 편찬하기까지 했죠.

‘삼미자’ 라는 별칭은 어릴 적에 정약용이 앓은 천연두 때문에 오른쪽 눈썹이 셋으로 나눠졌기 때문에 붙여졌는데요.

안타깝게도 『삼미집』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16세 때 정약용은 자신의 학문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스승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가 바로 실학의 선구자, 성호 이익입니다.

성호 이익 포스트 바로가기

물론 성호 이익은 정약용이 두 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지만,

정약용은 이익의 글을 통해 그의 학문을 접하게 된 것이죠.

이것은 지방수재에 불과한 그에게 세상과 학문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계기가 됩니다.

 

 

거중기

 

정약용은 23세 때 진사시헙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들어갑니다.

여러 차례의 시험을 통해 뛰어난 재능과 학문으로 정조의 총애를 받습니다.

28세 때에는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살이를 시작하는데요.

희릉직장부터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을 거치면서

34세 때에는 벼슬의 꽃인 당상관 동부승지의 자리까지 오르며 중앙의 고위관료로서 승승장구합니다.

주교사의 배다리 설계, 서원성제와 거중기의 설계 등 빛나는 업적도 많았고요.

한때나마 외직으로 내몰리기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고마고 개혁, 가좌부 제도 개선, 『마과회통』 저작 등 훌륭한 치적을 남깁니다.

 

하지만 정약용의 가장 큰 후견인인 정조가 서거하고 순조가 즉위하면서 정약용에게 시련이 시작되는데요.

23세 때, 이벽으로부터 처음 천주교를 접한 정약용은 천주교 서적을 읽고 심취하는데

이후 제사를 폐해야 한다는 주장과 부딪혀 끝내 서학에 손을 떼어버립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되고 말았죠.

1801년 신유년에 있었던 카톨릭교 박해 사건인 신유박해에 정약용도 휘말리게 된 것인데요.

이로 인해 정약용의 매형인 이승훈과 정약용의 셋째 형인 정약종, 이가환 등

수많은 카톨릭 신자들이 참수를 당하고 맙니다.

정약용의 표현대로 ‘붉은 옷 죄수들이 길을 메울 정도’ 로 죽은 사람이 많았지만

정약용은 다행히 목숨만 겨우 부지해 둘째 형 정약전과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18년이라는 길고 긴 강진 유배생활의 시작이었죠.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하던 다산초당(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정약용은 유배 생활 처음에 천주교도라고 하여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아 어려움을 겪습니다.

천주교도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정약용을 모른척했죠.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정약용은 승려 혜장 등과 교류하고, 제자들을 키우며 저술활동에 전념합니다.

핍박받는 백성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바탕으로 ‘수기’ 로서의 육경사서에 대한 방대한 연구와

‘치인’ 으로서 국가의 총채적 개혁서라 할 수 있는 『경세유표』,

그리고 목민관이 지켜야 할 사항을 적어놓은 『목민심서』가 바로 이 때 저술된 책입니다.

 

정약용의 가족에 대한 사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고생하는 부인 홍씨에게 정약용은 시를 지어주었는데요.

홍씨 역시 정약용에게 시집올 때 입고 왔던 여섯 폭 다홍치마를 보냅니다.

이에 다산은 비단치마를 재단하여 두 아들에게 교훈의 글을 써주고,

외동딸에게는 매화에 새를 그린 매조도를 선물하죠.

지금은 고려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약용이 딸에게 선물한 매조도

 

큰아버지는 역적으로 몰려 참수를 당하고, 아버지는 유배를 떠나는 것은

정약용의 어린 자식들이 감당하기에는 큰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대역 죄인의 집안은 과거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 형제가 느꼈을 낙심함은 오죽했을까요.

이런 두 아들의 심정을 헤아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두 아들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학문에 정진하라는 편지를 보냅니다.

유배를 떠난 아버지에게 햇밤을 보낼 정도로 효심이 깊은 아들들이었지만,

아버지의 편지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부지런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에 정약용은 아들들을 강진으로 불러 직접 가르치지요.

『승암문답』은 이 때 예에 대한 장남 학연의 질문에 답변한 것을 기록하여 모아둔 책입니다.

 

18년의 긴 유배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다하지 못한 저술작업을 마무리하며 실학사상을 집대성합니다.

신작, 김매순, 홍석주, 홍길주, 김정희 등 당시 저명한 노 ․ 소론계의 학자들과 학문적 교재도 하고,

미완으로 남아있던 『목민심서』를 완성하고 『흠흠신서』, 『아언각비』 등의 저작을 내놓습니다.

또한 자신의 장지를 정하고, 스스로 묘지명을 짓는 등 인생을 정리하기 시작하죠.

 

정약용은 1836년 병으로 숨을 거두는데요.

1910년 정이품 정헌대부 규장각제학으로 추증됩니다.

 

『다산 정약용 연구』는 실학사상의 계승 ․ 발전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실시학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발간하는 <실학연구총서> 의 두 번째 책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경세론과 정치론 그리고 이용후생의 자세를 인문학적․ 정치학적․ 경제학적 맥락에서 고찰함으로써

사상의 당대적 의미를 재해석하고, 다산이 당대의 탁월한 개혁가였음을 밝힙니다.

 

 

 

※출처

책 - 다산 정약용 연구

사진 - 네이버 백과사전

다산 정약용 홈페이지 http://dasan.nyj.go.kr/

 

 

 

지금 여기, 실학을 되묻다

 

실시학사의 <실학연구총서>의 두 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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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