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고 갑갑한 침묵속에서 심장이 고동쳐 입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한다.

아내와의 이별을 힘들게 받아들이고 있는 작가의 기분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은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을 촬영하는 프리랜서 사진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모모이 카즈마(50)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회복될 가망이 없는 아내를 떠나보내기까지 열흘 동안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자신이 죽음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편린에도 닿아 본 적 없는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 저널리스트로서 온갖 종류의 수많은 죽음 앞에서도 유지해왔던 냉철함이 아무런 소용없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울러 시시각각 다가오는 이별의 아픈강도를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린 딸아이가 준비하는 엄마의 죽음도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딸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스스로의 몸을 고통으로 깎아내는

아픔을 참아내며 자신을 낳아준 존재이다. 초등학생이 얼마나 그 아픔을 감내 할 수 있을까...

 

 아내와의 이별거리를 전해두고 차츰씩 다가가며 모모이는 순간순간 기억을 더듬어 내 죽음을 준비한다.죽을 힘을 다해 감정으 억누르고 남편은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이별 거리가 1밀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음을 느낀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렵다. 죽음을 맞이하는자도...그 죽음을 곁에서 지키는 가족들도...

순간 작가는 고마워 한다. 아내가 쓰러지던날 바로 죽음을 맞이 한것이 아니라 남편에게 열흘이라는 유예기간을 주며 스스로 죽음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며 다시금 아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을..

아내의죽음, 가족의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