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에서는 해마다 2월 8이부터 보름날인 15일까지 탑돌이를 한다.

원성왕이 다스리던 어느 해였다.

김현이라는 사람이 밤늦도록 탑을 돌고 있었다.

밤이 깊어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거기에는 김현말고 한 처녀도 있었다.

두 사람은 달빛 아래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현은 아가씨를 따라 아가씨네 집으로 갔다.

그 아가씨의 세 오빠들은 호랑이였다.

호랑이처녀는 오빠들을 대신해서 하늘에 죄값을 치르겠다고 했다.

김현은 호랑이처녀를 위해 절을 세우고, 호원사라 불렀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제5권 감톤 제7 '김현감호'편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호랑이의 행동이 더 감동적이긴 하나,

김현이 온 정성을 기울여 탑돌이를 했기 때문에 그러한 김현의 정성에 감동한 부처님이 호랑이를 통해 김현에게 복을 내렸다는 것이다.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 스님이 자신의 입장에서 불교적인 의미로 이야기를 풀어 가다 보니, '김현의 탑돌이'가 부처님을 감동시켰다는 내용에 비중을 두었다.

일연 스님은 신라 원성왕 때 '흥륜사'라는 절에서 탑돌이를 하며 싸트게 된 짐승과 사람의 슬프고도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은혜에보답하는 아름다운 마음과 탑돌이의 공덕,

'인과응보'라는 불교 의식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담겨있다.

 

옛날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