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느낌이 나는 소년의 모습과 이상한 손의 그림이 나온 표지가 독특해 보였다. 꿈꾸는 듯한 그림과 숫자로 이루어진 독특한 제목이 공상과학 판타지 소설이란 칭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듯 했다.

나는 공상과학소설을 아주 좋아한다. 학창시절 다양한 책들을 섭렵했는데, 아이엄마가 되고 보니, 육아서 외에는 어른책을 읽어본 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읽으니 기분이 새로웠다.

작가 소개에 보니, 작가는 TV 드라마 <닥터 후>를 보며 공상 과학에 대한 애정을 견고하게 했다고 한다. 내가 아주 좋아했던 프로라 공감이 많이 간다. 하지만, <닥터 후>에서는 닥터 후가 사건의 전말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해준다.

이 책의 이야기는 최면에 걸린 4명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달라졌다는게 주된 줄거리다.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이다. 주인공을 포함한 4명만 그 업그레이드 순간에 최면상태였기 때문에 1.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고, 0.4 버전의 구식버전으로 남아 겪게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소재는 정말 독특하고 참신한 내용이었다. 테이프에 녹음한 것을 책으로 편냈다라는 형식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마치 미래의 사람이 과거에 살았던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듯하게 덧붙여진 <관련정보> 글들도 책을 읽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사람의 독백 스타일이 대부분이라 이야기가 좀 단순하고, 원인과 결말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이야기 속 화자 스스로도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다만, 다른 사람들은 변했고, 소수의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하나 더 만나게 된 것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