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츠자카 가즈오의 "수학독본"이라는 책을 중3때 학원 선생님께 받았습니다.

중3이 읽기 만만치 않은 내용이었으나 흐름을 따라서 꾸준히 읽었더랬지요.

지금처럼 학습지가 다양하고 좋은시절이 아니었기에,수학을 말로 풀어서 이야기한 책이라 꽤 재미있게 수학을 만났었습니다.

그렇게 이과, 공대의 길을 거쳐 6년이 넘는 수학과외를 했지만, 사실 수학이라는게 손놓는 그순간 잊어가기 시작하잖아요.

"나는 수학을 좋아했었지.."하는 기억만 남아가고있는 요즘!!

이만근 교수의 수학오디세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수학자를 단순히 수학을 넘어 문화와 역사와 엮어내었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꼭 끝까지 읽을수 있을까" 몇번 고민하다가 수학이야기만을 풀어놓은 수학독본도 재미있게 읽은난데!! 하는 마음으로 도전!!

다양한 방식의 역사와 문화를 만났지만, 수학을 통한 만남은 기대되고 궁금했습니다.

 

 

#2.

이 책은 기본적으로 "기행문"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써내려간 글입니다.

기행문들을 보다보면, 집중하는 대상에 따라 보이는것이 이렇게나 다를수 있다는 것에 놀라곤 합니다.

쇼핑에, 문화에, 역사에, 음악에... 심지어 치즈나 카페, 이번엔 수학!!

아마 그냥 유명한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면 찾지 않았을 장소도 방문하게 되고

남들은 별 의미 없이 지나갔을 것들에도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수학의 본고장 이집트를 시작으로 터키,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따라

나라에 유명한 수학자들이나, 숫자, 각종 수학법칙들의 유래들을 찾아냅니다.

작가가 수학교수님이신 만큼 문장이 매끄럽거나 흥미진진한면은 다소 떨어지지만,

직접 찍은 사진들을 많이 넣으시고, 정말 생소한 장소도 찾아나서는 열정만큼은 어느 여행작가 부럽지 않습니다.

 

 

 

 

보기만해도 기겁할만한 수학 공식이 빼곡히 나온다거나, 증명, 정의 등이 나오기 보다는

역사속의 수학자들의 흔적, 그들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 장소들의 현재를 찾아 다니는 기행문 형식의 글에 가깝습니다.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 사진의 구도나 정돈(?)이 좀 아쉽고,

알수없는 장소가 많은만큼 여행 경로나 장소가 표시된 지도가 있었으면 하는게 좀 흠이지만

수학을 이렇게도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구나 해서 반가운 마음에 비하면 뭐 그정도는 별일 아니지 싶습니다.

 

 

#3.

 

근대적 교육이 도입된 이래로 유럽에서는 이 [원론]을 교과서로 채택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중요하게 가르친다. 대학 입시에서 수학 성적이 중요한 선발 기준이 되는 것도 이 책에서 보여준 수학적 사고력이야말로 모든 과학의 기초가 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공리로부터 시작된 수학적 증명만이 절대적 진리를 찾아낼 수 있는 완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수학에 기겁을 하거나, 지레 겁부터 먹는것은

수학의 참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학은 결국 철학과 일맥상통하고, 철학이란 생각하는 힘을 근거로 하는데

우리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보다는 그저 빨리 문제에서 "답"만 찾아내는 근시안적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4.

학교 다닐때 배운 수학자들이 나올때마다 반가웠고, 제가 좋아하는 여행지들이 나와서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사실 쉽게만 읽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몇번이고 쉬어 읽기도 했고, 생각하며 읽기도 하고, 예전에 배운 공식들을 한번 찾아보기도 하느라

더디게 읽은 책입니다.

그래도 이런식의 접근이라면 "수학"도 결국은 "문학"과 같이 누구나에게 친근해 질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