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교 다닐때, 도서관에서 우연히 [완득이]를 빌려읽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집어든 책. 그당시만 해도 완득이의 인기가 그렇게 치솟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책이지요.

지금 기억에도 웃다가 눈물을 흘릴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낄낄,키득키득 거리다가 엄마한테도 권해드렸고 엄마도 꽤 재밌게 읽으셨습니다.

후에야 인기가 점점 오르더니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완득이 = 유아인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소설의 무한한 상상력이 딱 하나로 고정되는 단순화 작업...ㅠ)

 

#2.

[가시고백]은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신작이었었습니다.

이 책을 선물 받은 시점에서는. 갓 나온 신작이었지요.

저와 서점을 자주 다니던 분이 선물로 책을 한아름 보내주셨는데

아마도 서점에서 "'완득이' 진짜 재밌어!!"라고 했던 제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작가의 신간이라니 보내셨을겁니다.

아껴두려던 마음이었을지, 제가 직접 고르지 않았기 때문일지 손이 가지 않아 그대로 두었습니다.

아마 비문학 독서에 대한 개인적 압박이 있던 시기라서 소설은 조금 거리를 두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일 것입니다.

독서 편식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라서요.

(결론은. 독서 편식은 안좋지만, 그렇다고 안읽는것보다는 편식해서라도 읽는게 낫다!! 입니다 ^^; )

 

#3.

완득이도 청소년 소설이었는데(청소년이 주인공인! 이라고 합시다.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소설인데)

가시고백 또한 청소년들이 주인공입니다.

완득이만큼 깔깔거리거나 킥킥거리며 읽을정도로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뭔가 훌륭한 전작에서 오는 다음작품에 대한 어마어마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움이랄까요.

아니면 이미 여기에 공감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것일까요?

어쨌거나 쉽게 훌훌 넘겨가며 읽은책이고 조금은 마음이 짠한 부분도 있었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4.

소설책의 줄거리는 혹여나 스포일러가 될까봐 적지 않는 습성탓에 패스.

기대감이 줄어들 수 있으니까요.

p.247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있다.

뽑자.

너무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 없었다.

왜 제목이 가시고백인가. 정도를 알게해주는 부분입니다.

이래서 이 책 제목이 가시고백이더라!! 하는 내용보다,

다만 이렇게 마음에 가시를 담고 사는게 힘들수 있는 그 순수함이 우리에게 언제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까 하는

자아성찰의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세상을 살아나가다 보니 고백하지 못하고 숨기는 일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곪아 터지는것을 걱정하고 쿡쿡 박힌 아픈심장을 고민하며 고백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이미 수많은 상처가 남긴 흉터들이 어지간한 가시들은 그냥 아프지도 않게 묻어버려서

점점 숨기고, 숨기는것 조차 개의치 않는 일이 많아집니다.

고민하고, 걱정하고, 고백할수 있는 순수함은 언제까지 간직할수 있을까요?

그런 순수함으로 살아도 괜찮다는 그런 위로와 확신을 이사회에 기대할수 있을까요?

 

 

#5.

 

내 삶의 어느 부분은 싹둑 잘라내고 싶을때가 있었습니다. 연탄보일러라도 때서, "연탄가스를 마셔 그때 기억을 잃었습니다."하고 시치미를 떼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내가 한 행동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만난 누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행동이 싫었고, 어떤 사람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살아보니 그런일을 겪어서 참 다행이구나 싶은 겁니다. 생의 결이 좋은 추억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가 봅니다..........내가 아직 철이 덜 들어 미운 사람 여전히 미워하지만, 좋은사람 그냥 떠나보내는 실수는 하지 않으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가시고백, 김려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