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책갈피의 팔은 완전히 부러져서 그냥 둘 다 뎅겅.)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24살의 여름을 맞은 내가 '청춘'이랍시고 고른 책이다.

'서른넷, 물음표 위에 서다', '모든 순간의 인문학'(리뷰 예정)에 이어 사람의 감성을 흔들 것 같은 책.

사실 방황과 혼돈의 시기는 사춘기 외에도 수없이 많다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에 적잖은 위로가 될까 싶었는데.

나른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 DJ의 사연 소개 모음집같이 책의 분위기가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않은 편이라서, 어쩌면 머리가 상당히 혼란스러울 때 목차에 있는 주제 중 제일 나와 비슷하다 싶은 걸 골라보면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의 전개방식은 '주제 제시 -> 일화(혹은 가져온 이야기) -> 설명 -> 또 다른 일화 -> 결론'.

초반엔 그 주제에 대한 일화나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걸 보며 '내 현재 상황과 비슷한가?' 같은 생각을 했었지만, 읽다 보니 조금씩 지겨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사실 책을 읽은 시간보다 생각에 빠진 시간이 더 많았다.)

더군다나 내가 떠올리는 청춘에 대한 이미지와 저자가 생각한 청춘에 대한 이미지가 같았다면 좀 더 잘 읽혔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 대해 첫 거부감이 들었던 부분이다.

어쩌면 예시로 든 일화를 잘못 선택한 걸 수도 있지만, '나를 잘난 사람과 비교해서 스트레스받느니 못난 사람과 비교하라'는 느낌을 준다. 사실 남들과 나를 비교하느니 차라리 나 자신을 비교하라(오른쪽 페이지)는 결론을 강조하려는 역할이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영 꺼림칙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 후로 책을 읽다가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부분이 여러 번 나왔지만, 사실 뇌내필터로 가려서 보는 것도 청춘의 미덕(?)이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완독. 그리고 혹시나 해서 약 3회독을 해봤으나, 이 책은 단숨에 읽는 것보다는 배스킨라빈스 31처럼 골라보는 게 묘미인 책인 것 같다는 교훈만 얻었을 뿐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적절히 갈릴 수 있는 책.

근데 거슬리는 오탈자가 없어서 보기엔 매우 매우 편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