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한번이라도 느끼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상황이나 느끼는 횟수가 다를뿐이지, 불안이라는 감정은 누구나 한번이상은 느껴보았을 것이다. 『불안하니까 사람이다』라는 책을 만났다. 제목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불안이라는 증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증상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불안은 왜 생기는 것이며, 불안이라는 감정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등 '불안'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생각했었다. 불안이라는 한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생각했었는데 책은 좀 더 세분화시켜 다양한 불안심리를 다루고 있었다. 처음 기대했던 책과는 다르긴 했지만, 다양한 불안심리를 들여다 보게 되어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누어진다. 1장에서는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다루고 있는데 감정이없는나, 매번 사랑에 데는 나, 스펙에 집착하는 나, 오랫동안 애인이 생기지 않는 나, 진짜 내 모습이 싫은 나, 나쁜 것에만 끌리는 나가 괜찮은건지, 이래도 되는건지, 어떡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2장에서는 감정에 서툰 사람들의 불안심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친구를 경계하는 나, 질투와 의심에 사로잡힌 나, 매번 고백이 어려운 나, 이유도 없이 그 사람이 마운 나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나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없었지만, 왜 이런경우 불안한지 다른사람의 사례와 드라마, 영화등의 예시로 재미있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3장에서는 자극적인 감정에만 빠지는 사람들의 불안심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섹스에 빠진 나, 나쁜사람에게만 끌리는 나, 잘 헤어지지 못하는 나, 엄마에게서 헤어지지 못하는 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요즘은 나쁜사람에게 끌리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던데,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면 요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등에서 이런 자극적인 감정에 빠지는 사람들을 자주 들여다 보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렸던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 사람들의 심리를 책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4장에서는 유난히도 사랑에 약한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다루고 있다. 세부장으로는 연애할때마다 점집을 찾는 나, 잘나가는 사람만 끌리는 나, 음식에 집착하는 나, 사링하면 어린아이가 되는 나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힘겨운 관계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불안심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성만 만나면 숨이 막히는 나, 유부남 유부녀에게 끌리는 나, 이성보다 동성이 더 끌리는 나, 희생해야만 사랑하는 것 같은 나, 동생의 결혼식이 편하지 않는 나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는데 소수이긴 하지만, 힘겨운 관계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는데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셨던분들, 책을 읽으며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다.

6장에서는 나쁜생각과 걱정만 하는 사람들의 불안심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처음 '불안'이라고 했을때 내가 제일 먼저 떠올렸던 것이 바로 나쁜생각과 걱정이다. 이 장에서는 섹스가 두려운 나, 나쁜 생각이 유독 많은 나, 옛애인의 안부에 집착하는 나, 원리원칙에만 집착하는 나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내가 생각이 많기 때문에 걱정도 많은 편인지라 '나쁜 생각이 유독 많은 나'편을 몇번씩 읽어보았더랬다. 있지도 않은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우리모두는 시간이란 열차의 승객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이 열차는 절대로 뒤로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린 그저 앞만 보고 가면 되는 특권을 얻었습니다.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일뿐 현재의 우린 이미 안전할뿐 아니라 충분히 내 인생을 조절하고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점만이라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마음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마음속 어린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멈추고 이미 어른이 된 우리자신을 향해 손을 뻗칠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우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꿈과 비전이 보이는 트라움이란 종착역에 이미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p255~256)

 

과거에 연연해 하지 말라는 말을 주변에 참 많이 하면서도 정작 나는 과거에 묶이기도 하는지라, 위의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과거에 묶여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는 과거일뿐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이모든 불안이 버거운 사람들을 위한 불안심리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처음 불안이라고 했을때 나는 그저 불안=나쁜생각=걱정을 떠올렸었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 책에서는 나쁜생각, 걱정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 경험할 수 있는 불안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불안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더불어 딱딱하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드라마, 영화등을 예로 들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 좋았던것 같다.

 

책의 대부분이 사랑과 많은 관련이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사랑. 그 사랑에 관련된 여러 불안심리와 사례를 통해 자신에게 해당되는 심리가 있다면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고, 다른 사람의 불안심리의 경우엔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다.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불안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