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온다리쿠의 작품은 그닥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접해본 작품으로는 <여섯번째 사요코>와 <코끼리와 귀울음>, <라이온하트> 세권이 고작이니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평 때문인지 웬지 온다리쿠 하면 뭔가 독특한 글을 쓰시는 작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래서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온다리쿠 하면 먼저 눈이 돌아가서 책을 하나, 둘 사고 마는게 아닐까 싶다. (구입만 해두고 읽어보지 못한 나머지 책도 곧 읽어봐야 겠단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읽은 책이 세권밖에 되지 않아, 이분의 전체적인 작품이 어떤 느낌인지 평을 내리지는 못하겠다. 개인적으로 세권을 읽고 든 생각은 크게 잼있다거나 스릴있다거나, 긴장감이 있다거나 강렬한 느낌이 든다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고 싱겁다 느껴질만도 한데 이상하게 거기서 독특함이 묻어난다고나 할까. 그게 바로 온다리쿠 작품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참 다양한 방면의 글(주제나 소재가 참 다양한듯)을 쓰시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읽은 <나비>까지 포함해서 네권다 다른 류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작품중에서는 <라이온 하트>가 가장 좋았던듯 ^^)

 단편집이라는 점에서 <코끼리와 귀울음>이 <나비>와 조금 비슷하긴 한데 <코끼리와 귀울음>은 본격미스터리(아직까지도 본격미스터리가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다;; 내가 느끼기로는 이 책에서는 일상적인 미스터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이고, <나비>는 호러판타지 라는 점이 다르다. 즉, 추리극과 호러판타지 되겠는데 웬지 추리 하면 스릴있을것 같고 긴장감이 느껴지고, 호러판타지 역시 신비스럽거나 웬지 모를 공포가 느껴지는데 그 강렬함이 크지는 않다. 둘다 잔잔하게 읽히는데 거기서 웬지 모를 묘한 독특함이 조금씩 묻어 나온다.

 사실 <나비>를 읽기전에 기대를 참 많이 했었다. 아마도 '상상초월 오감만족 호러 판타지 바이러스'라는 문구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일것이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 정상적인 음식을 먹으면 참 싱겁게 느껴지는 것처럼 묘한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접했던 나로서는 조금 싱겁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꼽씹으며 생각해보면 끝에 가서 웬지 모르게 여운을 주는 작품도 더러 있었다. 그리고 잘 이해가 안가는 작품도 몇편 있었다.;;

 히가시노게이고의 경우 (정말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 책을 읽다보면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분 역시 참으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내용을 쓰시는데, 온다리쿠의 작품은 아직 많이 읽어보지 못해서인지 <나비>의 저자부분을 가리고 봤다면 온다리쿠의 작품인지 한번에 알아채기는 힘들것 같다. 아직 그분의 색체를 파악하지 못한 나로서는 말이다. 그러나, 기대되는 작가이며 책이 출간되면 나도 모르게 궁금증에 고개를 내밀며 덥석 손이 가게 될것이라는것은 안다. 그러니, 참 희얀한 노릇이다.

 이 책엔 관광여행을 비롯하여 총 1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굉장히 무섭다거나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은 들진 않지만, 웬지 모를 독특함이 묻어나긴 한다. <관광여행>에서의 돌손가락 이야기도 그렇고, <저녁밥은 일곱시>에서 처음 듣는 단어를 상상하면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도 그러했다. 그러는가 하면 일상의 공포를 그리는 <틈>과 <당첨자>는 흥미롭다. 단편을 읽기전 간단한 평이 실려 있는데 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부분이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다. 이 평을 보고 어떤내용일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평이 내 생각과 다른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뱀과 무지개>의 경우 난 좀 난해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무지개를 휘감는 뱀의 쾌감지수가 별넷', '악몽지수가 별다섯', '글로 꾸는 꿈, 환상점수가 별다섯'등 별점이 아주 후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상한건가 싶어 읽고나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중이다.

 '호러판타지 바이러스'에 큰 기대를 한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기대한만큼의 만족도), 다양하고 독특한 신비로움이 있는 작품들중 여운이 있는 작품, 끝에 가서 웬지 모르게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들을 만날수 있었던점은 좋았던 것 같다. 새롭고 별난 이야기, 상상속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온다리쿠의 다음작품도 기대해본다.

온다리쿠, 나비, 호러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