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심리서적들을 즐겨 읽는지라, 솔깃해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내가 솔깃했던 부분은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사랑의 기술, 용서의 기술, 화해의 기술 등등 다양한 기술에 대한 책을 읽었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에 대한 책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일테고 그렇다면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되는지를 나타내주는 책이겠지. 그렇다면 그와 관련된 서적은 서너권 읽은 적이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좀 더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대화와 관련된 책들은 주로 보이는 대화 위주의 책들을 접했었는데, '히든 커뮤니케이션' 즉 대화에 숨겨진 메세지를 포괄하는 소통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니 꼭 읽어서 참고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보이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대화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보이지 않는 대화로 인해 상대를 오해하게 되거나 사소한 말다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저지르는 행동, 혹은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과 말이 나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을때도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쓰고 있는 느낌마저 드는 제목,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나보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상대의 경계를 허무는 접근의 기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요크스 다드슨 법칙, 정서적 전염, 격차 효과, 눈동자 심리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2장에서는 나를 한번 더 돌아보게 하는 첫인상의 기술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된다. 스틴저효과, 선행효과, 이미지효과, 윈저효과등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접해볼 수 있었다. 특히 맞은편이 아닌 맨 오른쪽에 앉으라고 하는 스틴저효과를 설명하면서 도서관을 예로 들었는데 보통 남성들은 자신의 앞에 책이나 가방을 놓고, 여성들은 양옆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을 볼 수 있을것이다. (실제로 나도 양옆에 물건을 쌓아두는 편이고, 남성들은 자신의 앞에 책이나 가방을 쌓아두는걸 본적이 있다.) 남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앉는 것을 선호하고, 여성은 좋아하는 사람의 옆에 앉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아무생각없이 했던 행동이라 여겼던 것이 이렇듯 심리기제의 작동때문이었다니,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는 긍정을 끌어내는 호응의 기술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 밤감가설, we메세지, 셔레이드, 끝수효과등 호응의 기술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유용했다. 4장에서는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는 카리스마의 기술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되는데 승자의 속박, 링겔만 효과, 피노키오 효과, 333원칙등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감동의 기술을 들여다 보게 된다. 카필리노 실험, 내면화, 이질성의 조화등 다양한 내용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거나, 결혼하신 분이라면  5장의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대화와 관련된 서적은 서너권 읽었지만, 히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서 좀 더 깊은 내용까지 다루지 않을까 싶었다. 저자의 말대로 대화에 숨겨진 메세지를 포괄하는 소통에 대해서 들여다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거짓말을 간파하고 싶을때, 매달리지 않고 도움을 얻고 싶을때,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고 싶을때 들쳐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던 것 역시 대화를 넘어서 보이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기존에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크게 새롭거나 참신한 점이 없었다는 것이 약간 아쉬었다. (책속의 사례나 예시들도 다른 심리서적에서 보던 것과 겹치기도 하고.)

아마, 나처럼 이런 심리서적이나 대화관련 서적들을 종종 읽는 분이시라면 중복되는 내용을 접해서 조금 식상할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효과나 사례를 상황에 맞게 정리해 놓고 있고 알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어 정리차원에서 한번 살펴보기엔 좋을것 같다. 그리고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알기 쉽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다양한 기술들을 접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될것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때마다 누누히 느끼는 거지만, 다양한 기법과 기술도 참 중요하지만, 그 기법과 기술을 사용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잘 듣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것 같단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리고 보이지 않는 대화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상대방의 마음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는게 아닐까? 물론 늘 그렇듯, 행동은 자신의 몫이다.

사람을움직이는기술, 히든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