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면 즐겁다. 책장에 있는 많은 책들이 ’나를 한번 봐주세요’하며 나를 부르는것만 같다. <맑은날엔 도서관에 가자>라는 책을 보며 싱긋 웃어본다. 책이 참 이쁘다. 소녀가 들고 있는 책에 펄이 들어가서 빤짝이고, 마녀, 꽃, 동물들이 그 주위로 빤짝이며 떠 있다. 마치 책을 펼치면서 마법과 상상의 세계로 빨려가는 느낌이랄까. 책속의 친구들이 빤짝이며 나를 부른다.

 개인적으로 ’책과콩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을 좋아하는데, 재미와 생각할꺼리를 동시에 던져주는 좋은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제목과 출판사에 대한 신뢰탓일까. 보자마자 읽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펼치며 다섯편의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 시오리가 친구 야스카와와 함꼐 도서관의 책에 얽힌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내책’에서 왜 마사에가 <마녀가 사라진 숲에>를 보며 자신의 책이라고 하는지, ’기나긴여행’에서 왜 야스카와는 60년전에 빌린 책을 돌려주려고 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또한, ’사라진 책을 찾아라’에서는 행방불명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고, ’젖은 책의 수수께끼’에서는 반납함에 들어 있는 젖은 책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도서관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일상의 미스터리를 잔잔하게 풀고 있어 편안히 읽을 수 있게 된다. 미스터리라고는 하지만, 추리소설이 아니기에 속임수나 반전이 있는 책과는 다르다. 일상속에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왜 그럴까?’ 생각되던 것이 자연스럽게 풀리거나 어느순간 비밀을 밝혀내게 되는 것처럼 시오리와 야스카와를 따라다니며 ’어떻게 된거지?’ 하는 궁금증을 조금씩 해소하면서 ’아, 그렇구나.’하며 빙긋 웃게 된다고나 할까. 아마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사에네 가족이야기, 야스카와네 할아버지 이야기등 그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건을 해결하고 난 후의 느낌이 흥미진진하다기 보다는 따스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일게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 역시 재미있다기 보단, 따스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렇게 사건을 따스하게 그려내고 있으면서,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읽으면서 도서관에서는 ’이래야 하는 거구나’를 절로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가령 도서관에서는 떠들지 말고, 책을 마음데로 가져가서는 안되며 반납함에 책외에 콜라등의 음식을 넣어서도 안된다등의 내용을 책을 읽으며 절로 때달을 수 있게 해주고 단순히 도서관이 책을 빌리는 곳만이 아닌, 사람과 책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는 생각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으로 장난을 치며 떠들자, 미야코언니가 이야기 한다. 책을 거칠게 다루지 말고 다른사람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하자, 바로 옆에서 책을 고르던 아이의 엄마가 "봐, 그렇게 떠드니까 언니한테 야단맞잖아."하고 말한다. 사실, 도서관에서 그리고 그외 공공장소에서 이런 아이들을 자주 본다. 그리고 이런 부모도 보게 된다. 시오리가 그 모습을 보며 화를 낸것처럼 나 역시 그런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야단을 맞으니까 나쁜게 아니라, 야단을 맞지 않더라도 그 행위 자체가 나쁜건데 말이다. 뒷부분에 그와 같은 유형의 부모가 또 등장하는데, 그때 한남자가 야단맞아서 나쁜게 아니라, 그 행위자체가 나쁜거라고. 여기가 도서관이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이 나쁘거라는 말을 할때 속이 다 시원했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만 해도 도서관하면 책을 빌리는곳, 혹은 공부를 하는것 정도로만 인식했었다. 사람과 책이 만나고, 사람이 사람이 만나는 곳. 그안에서 벌어지는 따스한 이야기를 보며 웬지 도서관이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오는것 같다.

동화,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