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mon fishing in the Yemen"  이라는 책을 만났다.

 

<사막에서 연어낚시>라는 제목부터가 얼마나 호기심을 자극하던지. 사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뜨거운 태양, 그리고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질것만 같은 모래사막, 낙타 이정도가 전부인데 아니, 이렇게 뜨거운 사막에서 연어낚시라니! 아무리 상상이라고는 하나, 어쩌면 이렇게도 터무니없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이 책 표지는 말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믿음과 변화의 힘!' 이라고. 오잉. 그러면 정말 그게 가능할까, 궁금증에 얼른 책을 집어 들었다.

 

발상자체부터 독특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발상만큼이나 구성방식도 독특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구성을 반기는 편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초반에 너무나 지루했기에...) 편지, 이메일, 인터뷰, 조사등을 통한 전개라보니,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하기도 했고, 그 상황이 잘 와닿아 더욱 집중 하게 되는 면은 있었다. 

 

사막의 나라 예멘에서 연어낚시를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족장 모하메드. 어류박사인 존스박사에게 어느날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원하는 의뢰가 들어온다. 연어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존스박사 역시 나처럼 연어프로젝트를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든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해리엇의 이야길 듣고, 상사와 정부의 압력에 못이긴 그는 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연어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연어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한 정부의 의도가 궁금했는데, 정치적 외교적인 문제가 개입되어 있었다. 기적을 바라고, 희망을 바란다기 보다는 이것을 이용해서, 정부의 인상을 좀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허버트는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한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불과 5분뿐이라고 해도 가능한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그저 강에서 연어를 잡고 사진만 찍으면 된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괜스레 존스박사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연어프로젝트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던 존스박사는 이내 그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여기며 열심히 임했기 때문이다. 메리와 떨어져 있으면서 주고 받은 메일속에서 그는 말했다.

'연어가 알레인 건곡을 헤엄치는 건 볼 꺼야. 그건 확실해. 연어가 건곡 상류로 올라가 강물이 마르기 전에 상류에 알을 낳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그 뒤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그건 모르겠어. 건곡 상류 자갈밭에서 부화해서 강물이 증발하기 전에 하류로 내려올 때까지 살아남는 연어 프라이가 있을까? 아마 없을꺼야. 암컷 연어를 잡아서 알을 뺀 다음 1번 저장소 옆에 만든 작은 인공 부화장에서 좀더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서 기르면 파까지 자라지 않을까? 그건 가능할꺼라고 생각해.~민물냄새를 맡고 연어가 상류로 올라가게 할 수 있다면 2번 저장소의 소금물 냄새를 맡고 하류로 내려오게 할 수도 있을 거야. 그럼 연어를 잡으면 되지. 그땐 과학적 기적이 일어나는 거야.' (P327~328 가운데.)

정말로 존스박사는 어쩌면 그런 과학적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그런데 수상 역시 이와 비슷한 말을 했더랬다. 물론 수상의 그 말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그렇듯한 사탕발림이었다는 것이 달랐을 뿐.

 

이 책에서는 연어프로젝트 문제뿐만이 아니라, 존스박사와 그의 아내 메리, 그리고 해리엇의 연애문제도 들여다 볼 수 있다. 일 때문에 떨어져 지내게 되는 존스박사와 메리는 자주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그럴때마다 존스박사는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연어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고 있는 해리엇에게 빠져드는데....실제로 이런 남성들이 더러 있는것 같다. 다행히 해리엇이 현명한 선택을 해서 참 다행이다. 해리엇의 약혼자 로버트의 일은 마음이 참 아프지만.

 

연어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오직 그 궁금증에 책을 끝까지 읽었건만 그 결과는 좀 허탈했다. 그리고 반전도 있었다.

 

존스박사는 말했다. "저는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p404)

이 책을 읽기전에 책소개글에서도 이런 문장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불가능하니까 믿는다는것이 무슨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불과 하루뿐이었다고는 하나, 그 순간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희망 그 모든것을 맛보았을 그....(아, 정말 그 성공적인 기쁨을 좀 더 누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유쾌하고 발칙한 이야기라고는 하나, 솔직히 유쾌까지는 모르겠고, 발칙한 이야기임은 틀림없다. 사건이 스릴있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 다소 지루한 면도 없지나마 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나갔던 것은 어쩌면 나 역시도 불가능하니까 믿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스릴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더뎠지만 그만큼 생각하며 읽었던 책 <사막에서 연어낚시>였다.

사막에서연어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