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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의 기준은 뭘까? '착하다'의 정확한 뜻은 뭘까 문득 궁금해졌다. 국어사전에 쓰인 '착하다'의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한것을 가리키는데, 국어사전에 정의된 의미를 보고 있자니, 웬지 '착함'은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물론 타인을 대할때에는 웃으면서 상냥하게 대하지만, 안좋은 일이 있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땐 혼자서 그 화를 삭히느라 애를 먹곤 한다. 예전엔 안 그랬던것 같은데...지금 보다 더 느긋하고 긍정적인 마음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조바심이 나고 화가 나고 속상한 나를 보며, 이러면 안되는데 싶을때가 종종 있다.

<너를 기억해>라는 드라마에, '늑대이야기' 동화책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로한 인디어 추장이 손자에게 두마리 늑대에 관해서 들려준다. 한마리는 악한늑대로 그 놈이 가진 것은 분노, 시기, 질투, 슬픔, 탐욕, 교만 자존심과 같은 것들이며 다른 한마리 늑대는 좋은늑대로 기쁨, 평화, 사랑, 희망, 친절, 자비, 진실등을 가지고 있는 늑대라고 한다. 그 늑대는 우리 마음속에서 늘 싸움을 한다고 한다.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그럼 어떤 늑대가 이기냐고 물었을때의 할아버지의 대답이 아직까지도 내 가슴속에 남아 있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녀석."

네가 먹이를 주는 녀석...나는 지금 어떤 늑대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고 있을까? 물론 아직까지는 좋은늑대의 힘이 더 강한듯 보이지만 가끔씩 불쑥불쑥 나오려는 악한늑대의 힘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특히 악한 늑대가 가지고 있는 그 자존심이라는 녀석은 종종 나를 분노에 휩싸이게 한다.

<착해져라 내 마음>에서는 자존심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존심의 적정선, 그것은 첫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첫마음으로 일을 대하고 첫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는것. 그것이 무거운 자존심의 갑옷을 벗는 방법입니다.(p37 中)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는 무엇인가를 처음 시작할때에는 서툴기 그지없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어떠한가. 처음마음이기에 그때의 우리는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존심보다 겸손함과 배우려는 열정, 그리고 감사함이 먼저다. 그런데 어느순간, 우리는 그 첫마음을 잃어버린채 누군가 날 상처입혔다는 생각에, 내 체면을 구겨버렸다는 생각에 화를 낸다. 어쩔줄 몰라하며 분노한다. 책에서의 테레사수녀의 일화를 보며, 진정한 자존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약 나였다면 그 자존심이란 녀석때문에 테레사수녀님와 같은 행동을 하진 못했을텐데..새삼 부끄러워졌다.

요즘들어 자꾸 불쑥불쑥 튀어나오려고 하는 악한늑대(분노, 자존심)로 인해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기에 처음엔 '어라' 싶었던. 아마도 내가 '착하다'라는데에 너무 큰 비중을 안고 책을 펼쳐들었나 보다. 폭넓게 보면 이런 스타일의 책 역시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보면 틀린 제목은 아닌데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차분해졌다. 꼭 잠언이나 묵상집을 들여다보는 느낌마저 들었는데, 아마도 그것은 공감가는 문장이 많아서일것이다. 소설속 영화속 장면들, 그리고 그속의 대사나 문장. 또는 일화나 경험담등을 통해 들여다봐서인지 책을 읽으며 끄덕끄덕거리게 된다. 아무리 좋은 문장과 말이라도 그 문장들만 쭈욱 나열되어 있다면 지루해질수도 있는데, 이 책은 영화나 소설속 장면들, 그리고 일화등의 이야길 들려주면서 작가의 생각을 같이 들여다 보게 되어 지루하지 않게 흥미롭게 읽어갈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공감하며 읽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책을 읽으며 내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좀 더 차분하게 돌아볼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어떤쪽으로 마음의 채널을 돌리고 계신가요?

그에 따라 휘파람을 불 수도 있고, 한숨을 쉴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채널을 선물하세요.

내가 미소 지으면 다른 사람이 미소 짓고

내가 웃으면 세상이 웃어줍니다.

내가 웃으면 행운의 여신이 미소로 답신을 보내옵니다.

행운을 내가 만듭니다.

긍정은 힘이 셉니다. (p45 中)

어떻게 보면 이미 비슷한 장르의 책에서 많이 접해봤을 내용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우리의 인생조언들이니만큼 읽어두면 약이 되고 살이 될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착해지기로 했다는 저자의 말에 처음엔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책을 읽고나니, 저자가 말한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나의 삶도 좀 더 부드럽게 흘러가길 바라며.

착해져라내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