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워서, 너무 편해서 우리는 가족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너무 가까우면 잘 보이지 않는법이라고 했던가.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던져진 많은 상처들. 치유되지도 못한체 상채기가 난 수많은 상처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치료해줄 생각은 하지 못한체, 내 상처만 보기에 급급했던건 아닐까. 내 상처만 보여서 가족의 아픈상처는 외면했던게 아닐까 싶어 괜스레 미안해진다.

 

일본 소설은 즐겨 읽는 반면, 일본에세이는 사실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일본에세이의 경우 공감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아서, 웬지 모를 편견이 생긴듯하다. 나라가 달라서인지, 사상이나 생각이 달라서인지 지금까지 접했던 일본에세이의 경우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저자의 의견에 동조하지 못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주제는 다를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대,나라를 불문하고 가족이 가지는 그 특별한 감정이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와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읽고서 또 한번 고개를 젓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기에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읽으며,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했다. 일본 열도를 찬반양론으로 들끓게 했다고 하던데, 다행히 나랑 가치관이 크게 다르지 않은듯해 거부감없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책은 크게 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장에서는 가족은 어렵다는 이야기로, 가까이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가족의 이야길 하고 있다. 실제사례들이 많이 실려 있어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길 접할 수 좋았다. 가족하면 믿는 우리들의 사태를 이야기 하는 장에서 공감했던 부분은 왜 저런일을 당할까 싶은 '보이스 피싱 사건'을 우리 어머니께서도 당하실뻔 했던지라 (얼마전 모 방송에서 봤는데, 실제로 보이스피싱으로 당하신 어르신들이 많았다.), 남일 같지가 않았다. 남동생의 목소리로 가장하며, 어딘가에 붙잡혀 있다고 돈을 부쳐달라는 전화에 울며불며 난리가 난 어머니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다행히 침착하게 내가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했기에 망정이지 큰일이 날뻔했던. 평점심을 잃지 않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백번 공감.

 

두번째장에서는 가족이라는 병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가족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돌아보게 된다. 세번째 장 '가족을 알다'에서는 가족을 좀 더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세상 떠난 가족에게 쓰는편지들이 실려 있는데 다른장에서도 저자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지만, 특히나 마지막 장에서는 편지를 통해 저자의 가족에 대한 회상과 추억, 그리고 생각을 통해,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장 가깝지만,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 아닌가 싶다. 나는 엄마도 아버지도 동생들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집안문제로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나니, 저 아이가 내가 알던 그 아이가 맞나 싶을정도로 동생들의 모습속에서 내가 알던 동생이 아닌 또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 이것은 동생들이나 부모님들이 나를 볼때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사람은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으니.

 

단란한 가족, 화목한 가족. 우리는 그런 가족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재산으로 가족간에 분쟁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나고, 가족이 붕괴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일어난다. 가족범죄까지 증가되는 이 사회에서, 나는 책을 읽으며 다시금 가족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가져본다.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저자의 가족이야기를 읽으며 가족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만, 내 가족에 대한 문제는 또 다르니. 그래도 가족을 좀 더 이해하고, 상채기를 내지 않도록 해야 겠단 생각이 드는걸 보면 책을 읽은 보람은 있는것 같다. 우리 시대의 가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가족이라는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