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주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역관의 딸인 주인공은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그녀는 살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자신밖에 믿을 사람이 없는 타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사기꾼이 되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기조직에 이반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아주 큰 사기 계획이 무산되면서

우연히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는 과정이 정말 빠르게 전개 된다.

책 읽는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인 나도 3시간 만에 다 읽어버릴 만큼 이 소설의 흡입력은 놀랍다.

빠른 전개 탓도 있겠지만 빠르게 책장이 넘어가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스토리가 참 단순하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도 몇 되지 않고 주인공 따냐의 목소리를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빠르게 읽혀진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했던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언제든 버릴 준비가 되어있는 여자다, 사랑하는 사람과 살을 섞으면서도 다른 한 발은 언제든 도망 갈 준비가 된.. 따냐는 그런 여자다.

그녀는 고종황제가 마실 커피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실들을 하나씩 밝혀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는 달콤 쌉싸름한 커피 향과 함께 아주 매력적인 분위기의 책이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김탁환님의 명성에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인지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누비며 뭇 사내들과 유럽의 내놓으라하는 귀족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주인공의 모습과

아관파천, 다른 나라 공사관에 황실을 차려야 했던 정말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 등이

좀 더 깊게 표현되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별 하나를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