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사람과 파란 바다, 그리고 문명의 흔적이 가득한 중동의 다섯 나라를 1년 동안 여행하면서 그 속에서 좌충우돌하면서 겪은 체엄은 생생하다. 역사와 자연의 경외감은 물론 정치적 현실에 대한 직시, 무엇보다 인간 자체에 대한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 고대 유적들의 보고 <요르단>, 유럽 문명의 발상지 <그리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 여행지로써 처음 만나게 되는 <이스라엘>은 시작부터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는 이집트 카이로,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을 먹여 살리는 그 곳에는 권력과 사랑의 상징인 아부 심벨부터 야스완의 펠루카 투어와 파라오들의 메시지로 가득하다. 또한 이슬람의 율법들과 세세한 이야기들이 특이하고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박시시나 성추행, 지저분함에 대해서도 여행기에서 만나기 힘든 이야기라 더 놀라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소박한 사라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와닿았다. 마지막에 적혀있는 여행정보팁이 세심해서 좋았다. 하지만 사진과 설명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붉은 사막 와디럼과 고대도시 페트라가 있는 요르단은 여행지로는 처음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라비아의 로렌스>, <인디아나존스>, <트랜스포머>의 촬영지라니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 실제 사람이 살았다는 신비로운 도시 페트라, 특히 사진 속에서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나이트 페트라의 모습은 정말 직접 가서 보고 싶어졌다.

  역사와 신화가 공존하는 이스라엘은 신의 사랑에 대한 감사와 분쟁이 공존하는 매혹적이면서 혼돈스러운 곳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이며 푸른 지중해와 집단 공동체 <키부츠>가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 산토리니와 신전들의 도시 아테네와 아름다운 에게해가 있는 그리스는 그냥 그 풍경에 녹아들고 싶어진다.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의 매혹적인 경계인 터키는 완전히 종합선문세트같은 느낌이다.

  작가가 1년 동안 체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단 몇 시간만에 돌아본다. 사진과 설명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세세한 묘사는 충분히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준다. 비슷하면서도 살아가는 모습이 다른 다섯 나라와의 아주 특별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