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라는 작가가 이렇게 수다스럽고, 친근한 작가였던가 하고 새삼 놀라게 된다. 언제나 신중한 자세로 직구만을 던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녀 말대로 10여년의 시간을 거쳐 자신의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나서 일까 아니면 소설과는 달리 에세이를 통해서 그녀 자신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된 탓일까 좀 여유있게 느껴진다. 타협하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온 그녀의 걸음이 참 멋져 보인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산행에 관한 치유 에세이를 가지고 나왔다. 산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던 그녀가 여행이 아니라 산행 그것도 2년에 걸친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이야기를 들려준다니 놀라우면서도 신기했다. 나도 정말 가끔씩 등산을 하는 사람인지라 등산 자체의 재미나 필요를 느끼지도 않아서 전문적으로 산을 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올라갈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삶이 가치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이 백두대간 종주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여서 더 좋았다. 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2년에 걸쳐 40차로 완성되는 산행은 참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다른 세대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무언가를 성취해 가는 과정이 요즘 참 보기 드물기에 더 그렇고, 전문 산악인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성취해 가는 과정은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스스로 치유의 산행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산행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 속에 흐르는 여러 감정들과 여전히 숨어있는 상처받은 자신을 꺼내고 다독인다. 그런 그녀를 통해 나 또한 내가 품고 있는 어리석고 속좁은 감정들을 밝은 햇살 아래 널어놓고 좀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2주에 한 번씩 그 산행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몸을 만들고, 힘들지만 조금씩 성취감을 느껴가는 모습은 그녀의 성공을 더 바라게 된다.

  이번에는 16차에 걸친 이야기에서 마무리 되었으니, 아직도 24번의 산행이 남은 셈이다. 모쪼록 그녀의 욕심대로 무사히 종주에 개근하고, 좋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