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올챙이적 모른다.  사다리 걷어차기

선진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시행했던 경제정책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모든 나라가 잘 사는 길이라며 대문을 활짝 열라고 하는 신자유주의자와 선진국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선진국은 모든 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보호무역, 보조금, 보호관세, 지적재산권 불인정, 기술빼가기 등의 지난날들은 이제 신화가 되어버렸다. 언제 우리가 그랬냐는 듯. 우리는 철저하게 자유무역을 신봉해왔고 그래서 이만큼 잘 살게 되었다고.

 

그들이 현재의 지위를 얻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왔던 사다리를 후진국이 밟고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사다리 걷어차기, 정말 명쾌한 비유다.

우리나라 경제학자가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저술한 책중 가장 폭넓게 읽히고 주목을 받은 책이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이 아닐까 싶다.

뒷북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정말 오랜 만에 내가 선택한 책이다.

 

미국, EU와 FTA를 목전에 두고 있고 향후엔 일본, 중국...거의 대부분의 나라와 지역블럭과 FTA를 체결해야 할지도 모르는 우리나라.. 여야(민노당을 제외하고)를 불문하고 FTA 그 자체엔 찬동을 하는 신자유주주의를 신봉하는 정부라는 것은 지난 정부나 지금의 정부나 다름이 없는 현실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다. 우리도 사다리를 걷어차는 입장이 된 것인가.

미디어의 공세 앞에 FTA(신자유주의)=진보요 반대는 비개혁적이요 보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그들의 파상공세는 무섭기 그지없다.

 

저자는 곳곳에서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유치산업의 보호 등의 보호무역 정책이 큰 역할을 하였고 자유무역을 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다고.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 대한 반론

이 책은 세계화를 옹호하는 대표적인 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리드만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대한 반대담론으로 시작된다. IMF 극복시기에 국내에 소개된 책이라 렉서스로 대표되는 세계화의 선물, 황금구속복을 절찬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서인지 나 역시 부끄럽게도 투명성 등등의 황금구속복을 우리도 입게되면 선진국이 되겠다는 착각을 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초기 미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했던 도요다가 30년 이상의 일본 정부의 비호아래 성장하여 렉서스로 미국시장을 주름잡은 성공기의 배경은 없애고 성공담에만 초점을 맞추고 중동과 인접지역의 대표적 농산물인 올리브나무를 대비시켜 누구나 렉서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책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보호무역이냐 자유무역이냐

자유무역의 중심지라 칭찬해 마지 않는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등의 선진 제국들이 한결같이 핵심산업을 보호 양성하기 위하여 보호관세는 물론이고 엄청난 자금지원 등을 아까지 않는 보호무역을 했던가를 우리는 모르고 있다. 당연히 그들이 자유무역을 했으므로 선진국이 되었고 칠레와 아일랜드도 개방하여 성공한 나라의 모범사례로 든다.(아일랜드는 금융위기로 모범사례에서 실패사례로 단번에 급전직하하였다. 대한민국 역시 보호무역을 버리고 OECD가입, 세계화를 외치다 IMF를, 세계 탑랭커 부자국가에서 IMF의 굴레를 자주 쓰고 있는 아르헨티나 등등)

 

지적재산권 보호의 문제

지적재산권의 보호문제 역시 선진국의 대표적인 사다리 걷어차기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영국이 독일의 우수한 기술과 경쟁하기 위하여 시행한 수출금지 등의 조치, 프랑스가 영국의 우수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기술자 스카우트, 스위스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방어벽 등등. 초창기 그들 모두는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하여 지적재산권 보호문제를 벽안시하였음은 물론이고 이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장벽이 높아질 수록(최근 일고 있는 지적재산권의 권리 소멸효연장을 위한 다국적 기업의 노력, 생명을 다투는 불치병 치료제를 놓고 벌어지는 기업과 정부의 대결-우리나라 역시 에이즈 치료제의 보험수가를 놓고 1정당 8~10,000원의 가격차 때문에 판매가 되지 않아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상-미국은 탄저병 테러발생시 예방약의 단가를 파격적으로 인하한바 있음) 후진국의 기술력 향상은 멀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지적재산권을 관리하기 위한 공무원과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후진국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인도에서 수백, 수천년동안 효능이 전해지는 강황에 대한 유학생들의 특허 등록으로 문제가 되어 인도 당국에서 소송을 제기하여 무효화된 사례처럼 인도가 아닌 빈국이었더라면 자신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을 선진국에 빼앗겨 적반하장격으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도 있다.

 

관세장벽의 문제는 극빈국의 경우 관세 수입이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나 WTO 가입시 선진제국과 동일비율로 낮춰 형평을 맞추어야 하는데 후진국의 경우 관세율이 아주 높아 선진국과 동일하게 조정할 경우 동일 비율이라 하더라도 막대한 관세 수입을 포기하게 되어 극빈국의 국가예산의 절대다수를 관세수입이 차지하는데 관세수입의 감소가 국가재정악화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IMF의 횡포, 가난한 국가를 옥죄는 사슬

IMF 구제금융의 조건이 국가재정의 흑자기조 유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IMF시긴 국가재정이 적자일 수 밖에 없음에도 흑자를 유지하려면 복지예산의 감축 등이 불가피하게 되는 문제가 있어 한국 역시 조정을 한바 있으며

후진국을 경제문제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문제, 부패지수와 경제성장의 문제, 국민성, 문화와 경제성장의 상관관계 등

우리 당연하게 믿었던 것들이 선진국과 신자유주의자들이 교묘한 속임수로 미화한 것이란 사실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만이 능사가 아니다. 잘나가는 공기업도 많기만 하다

공기업의 민영화 문제 역시 폭스바겐, 포항제철, 싱가포르항공, 르노 등의 성공한 공(국영)기업의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는 공기업의 사례만을 크게 부각하여 공기업의 민영화가 시대의 대세인 것처럼 호도하는 플레이에 희말려 수많은 국가에서 공기업을 다국적 기업에 매각하거나 민영화하여 실패한 사례를 열거한다.(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물 관리의 민영화가 아닌가 싶다)

문제는 민영화냐 공기업이냐의 문제가 아니 관리감독의 문제이며 이를 방기한 국민의 책임도 묻고 있다.

 

외국자본 유치만이 살길이다?

핀란드를 예로든 외국자본의 투자문제.. 외국자본에 문호를 개방해야지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느나라보다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높은 핀란드에서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업 노키아가 나온 이유, 우리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문화, 국민성과 경제의 상관관계

국민이 게을러서 후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가난해서 국민이 게으르다는 점과 국민성이나 문화 역시 경제의 관계 역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짐에도 불구하고 후진국의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점만 크게 부각시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고 문화.인종에 대한 편견을 고무시키기고 있다.

 

우리의 문제로 접근하면 독재정권과 경제성장의 문제에 있어 그들의 공을 인정하게 되는 뉴라이트나 현정부의 생각들을 인정하는 측면이 있어 일면의 거부감도 들긴 하지만 자유무역이나 보호무역이냐를 두고 볼때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경제정책은 아직도 보호무역정책

 

오바마의 당선으로 기로에선 한미 FTA, 한나라당과 MB정부는 12일 의안상정후 조기비준을 밀어부칠 태세다.

달러 스왑을 부시정권의 4번째 선물이라고 자찬하는 MB정부의 관료들의 미소지음이 과연 오바마정부에게도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 두고 보아야 할일이다.

주가하락, 펀드손실로 주름살이 지고 있는 서민들에게 FTA가 과연 축복이 아니라 재앙임에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20%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나머지 80%도 이 나라의 국민이란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