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파의 핵심인물이자 독립문을 짓는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고 독립문이란 제호를 직접 쓴 이완용이 친일파의 화신이 된 자기변신과 뉴라이트로 변신하여 금배지를 단 사람들의 자기변신엔 어떤 공통점이 있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

대한민국, 우리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끼친 역사적 선택 혹은 결정들을 역사학자들이 평가하여 108가지 결정이란 책에 담겨 있다.

그 당시 그렇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돈을, 나의 인생이 달라졌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개인들의 생각만이 아니라 민족, 나라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버스 떠난 뒤의 손 들기처럼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에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고 자기반성과 아울러 두번 다시 그런 선택을 재탕하지 않는 것이 역사를 통해 오늘의 우리가 준엄하게 배워야 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한권의 책에 닮기엔 너무 많은 선택,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상황, 선택에 따를 공과를 판단하는 입장들을 두루 닮지 못해 기대감이 컸던 반면에 실망도 컸지만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폭넓은 책읽기가 주는 묘미는 충만했다.

명성황후 시해와 흥선대원군의 관련성, 고려말기 임금들의 시호에 忠字가 들어간 이유(충선왕, 충숙왕, 충혜왕, 충목왕, 충정왕..원나라에 충성을 다한다는 의미),  미국의 51번째주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처럼 고려시대의 원나라의 한성이 되자는 입성책동이 있었고 세종대왕이 숙신옹주의 친영례 결정으로 시집살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등등의 사건들은 단편적이긴 하지만 해당 사안을 새롭게 보게 만들어 준다.

 지금까지 우리의 문제임에도 분명하지만 지극히 편향된 생각(민족주의의 시각으로 본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실제는 너무나 다른~)과 정부에서 틀에 맟혀 주입한 것들을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는 것으로 믿고 살았다는 것을..

 고대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선택 108가지는 당시의 눈으로 보기엔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했을지라도 우리들의 입장으로 판단을 하게 되면 그릇된 영향을 미친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비슷한 범주의 선택들-쿠데타, 사대주의 등-에 대한 판단 역시 상대방이 누구냐-연개소문의 당나라, 인조반정의 청나라-에 따라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 민족주의적 사고방식, 중국이 한족외의 민족을 오랑캐라고 보듯이 우리 역시 한족과 우리 민족을 제외한 모든 민족을 오랑캐라고 보는 소중화의식이 지금도 우릴 지배하고 있지는 않는가?.

 108가지 선택에 대한 역사학자의 평가는 서로 상반되기도 하고 저자의 생각까지 덧붙여 그러한 선택이 우리민족에게 끼친 영향(긍정적, 부정적)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내기엔 이 책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며 해당 사안들마다 다양한 책들을 두루 섭렵하지 않고는 그렇다 아니다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많다.

 특히나 일제강점기 전후, 해방전후에서 오늘날까지의 선택이나 결정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많은 논란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함에도 그 결정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기득권층의 반대로 좌절되고 있고 지금 시점에 섯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되는 결정들에 대한 평가를 서둘러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판단은 이 책을 읽는 각자의 몫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역사학자란 사람들이 평가를 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란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역사학자들이 평가한 108가지 선택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거쳐 공감할 수 있는 우리민족, 대한민국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친 결정을 선정하여 심층 분석한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