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이란 책은 중국인이 쓴 자기계발서에 익숙치 않는 내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밍크고래, 쥐, 비버를 소재로 한 책과 유사하게 표범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이다
하지만 상상력의 폭은 더 넓게 다가온다.. 인간만이 가진 능력중 제1의 능력인 사고하는 능력을 부여받은 표범과 경쟁자인 사자, 하이에나, 먹잇감인 영양이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펼치는 동물의 세계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사냥에 능한 표범이지만 그보다 힘센 사자에게 애써 잡은 먹잇감을 빼앗기거나 교활한 하이에나에게 도둑 맞기가 일쑤다. 말하자면 열심히 사냥을 하지만 그의 입에 들어오는 먹이는 그가 잡은 것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란 이야기, 열심히 일하지만 성과는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표범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준다. 이게 웬 떡이냐 싶지만 이게 표범에겐 악몽일 줄이야 뉘 알았으리오.
생각이 많은자 보다 행동을 잘하는 자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표범의 초기 시련은 성숙을 위한 의도된 장치다.
생각할 줄 아는 동물이 된 표범, 이 생각, 저 생각이 많이 들 수 밖에.. 생각이 많은 자 배가 고프고 아는 것 많은 자 먹고 싶은 것도 많다고 했던가.

표범은 먼저 자신의 이름을 짓는다. 천사와 연결된 천범이란 이름을 가진 최초의 표범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에 빠져든다. 처음은 사자와 하이에나란 아주 나쁜 녀석들, 억울하단 생각과 불평불만이 그의 뇌리를 사로잡는다. 그래도 좋아진 것이 있다. 영양의 습관, 사자, 하이에나의 습성을 두루 관찰하여 이른 시각에 사냥에 나서 먹잇감을 바로 눈앞에 두고 또 생각에 빠져드는 천범..온갖 잡념(한번에 다잡아버리겠다. 저놈은 쉽게 먹이를 구하는데 나는 왜, 그래서 미친 표범이 되어 풀을 뜯어 먹는다. 풀 먹는 표범..웃음이 절로나온다.)에 빠져 여러 날 사냥에 실패한다. 급기야 굶주리고 지친 탓인지 날개 달린 양이란 헛것이 보이게 된다(천범이 생각하는 능력을 가졌다 해서 우화속에서도 천범이나 사자, 하이에나를 사람으로 착각한 번역이 더러 눈에 띈다.)

 그러다 깨우쳐 영양 한 마리만 집중하여 사냥에 성공한다. 싸움의 기술에 나오는 한놈만 죽어라고 공격한다는 원칙이다. 동물은 아무리 하찮은 사냥감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전심전력하여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하물며 사람이라면 일러 무엇하랴.. 그러나 사람은 행동하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행동하는지라 목표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중 하나가 집중력이란 말이다.)

시행착오 끝에 사냥에 성공해 흡족해 하는 천범 앞에 천사가 나타나 지금까지 천범의 행동에 대한 분석과 평가, 살아가는데 지침이 되는 다섯가지 선물을 준다.

선물 하나. 반성.
공자님께서 말씀하셨다. 一日三省하라고. 하지만 반성은 하되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이 아니라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불평불만은 늘고 의기소침해지는 원인이 된다. 반성의 주체가 본인이듯 문제점의 원인이나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도 본인이 우선이다. 위대한 기업을 다룬 책에서 본 글귀가 생각이 난다.
"잘 되는 기업의 CEO는 회사가 잘 되면 창밖을 내다보고 어려움에 봉착하면 거울을 들여다 보지만 안되는 기업의 CEO 대부분은 잘 되면 거울을 보고 안되면 창밖을 내다 본다"고 한다.

선물 둘, 자신감
세상사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다. 자신감이 있어야 의욕이 생기고 도전의식도 싹트는 것 아닌가. 날개달린 영양이 나타나 눈이 휘둥그래진 천범처럼 자기가 사냥하지 못한 영양은 날개가 달렸든 날개가 달리지 않았든 마찬가지 아닌가?. 자신감이란 선물부분을 읽을때 집중이란 단어가 자꾸 연상되었다. 집중을 잘못 설명하고 있는 것인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면 집중력도 저절로 생길 것이란 생각이다.

 
선물 셋.  소중함.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이 중요하고 나를 둘러싼 이웃들, 동료, 친구, 가족, 환경, 회사가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사람 人字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 선 모습을 본뜬 글자인 것처럼 사람은 혼자선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다. 그것은 특정 동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짝이나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선물 넷. 집중력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겠다. 다 잡아 먹어버리겠다는 천범처럼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 목표에 집중을 해야지 시간이 지나면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여도 한 눈 팔지 말라는 이야기다.

선물 다섯. 수호천사.
자신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주고 가르침을 준 천사가 바로 자신의 수호천사인 것으로 생각한 천범처럼, 자신을 위해 무한애정과 헌신을 하신 부모님들을 수호천사 혹은 꿀단지로 착각하는 의존형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하시라도 빨리 그런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자신의 수호천사는 바로 자신이다. 지금의 나를 다시 보는 눈을 튀어주는 말이다. 나는 나의 수호천사다. 그런데 어쩌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수호천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살아가는 이땅의 부모들. 그리고 그들을 수호천사로 생각하는 어린 표범들이 많은데.

책을 보면서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나 능력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지 않고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복이 아니라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출중할지라도 나 홀로 모든 일을 이룰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한 법.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동료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없었다면 그 일을 누가 할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더불어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고 외쳐본다.

"나는 나의 수호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