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安하십니까.

사람의 숲에서 오랜 날 외로웠던 그대여. 나는 지금 숲에 있습니다.

당신의 상처 난 마음을 골짜기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주는 숲에서 오늘도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 언제 사막을 떠나 이 숲에 오시렵니까?(표지, 174p)

그 숲에 가면 아무래도 야트막한 동산 아래 다람쥐, 참새,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한폭의 그림같은 집에 온화한 미소로 맞아 주실 것만 같다. 그러나 내 마음 한켠에선 그가 함께 하던 사람들의 삶이 점점 더 가팔라지는 시점에 목가적인 생활을 노래한다는 것이 영 마뜩치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던가. 지난 시절을 반추하며 자연속에서 평화와 감사하는 삶의 소중함을 전하는 시인의 목소리 또한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말씀임을..

용타 스님의 빌려, ‘~구나’ ‘~겠지’ ‘~감사’로 이어지는 말씀을 생활에 실천한다면 다툼이나 화냄도 줄어들어 세상이 더 밝아지고 행복지수도 높아지겠다는 시인의 말씀엔 정말..생활화하여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구나. 계기로 얻어지는 이점이나 깨우침.. 그래서 감사합니다란 자세라면 세상 다툼 크게 줄어들리라.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앞서가려고 욕심내고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생활을 당연시 하며 살아온 도시인들에겐 어쩌면 시인의 목소리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렇게 살다간 낙오자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다수인 사회속에서 정글의 법칙하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시인의 생활과 대조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평화, 나눔, 감사, 공존, 이해, 관용, 사랑으로 차고 넘치는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는 목가적 전원생활을 찬미하는 노래로 들릴 수 있으나 각박하게 살고 있고 아와 피아의 이분법 속에서 금긋기를 하고 편가르기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 한발 물러섬의 자세,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함께 가는 세상의 어울림을 좋아하는 시인의 달관을 본다.

그 역시도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술잔을 귀울이며 반갑다는 마음보다는 서로의 생각차가 너무나 커 이렇게 말해서 그를 제압하지 못했던 것을 한순간 후회를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자신의 속좁음을 반성하는 마음은 작금의 우리 국민들이 가져야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나무가 열 장의 잎을 생산한다면 그중에는 여분의 잎이 있다. 열 장중 두 장은 자신의 성장에 쓰인다. 또 다른 두 장은 각각 꽃과 씨앗을 만드는 데 쓰인다. 다른 두 장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물질을 만드는 데 쓰인다. 또 다른 두 장은 스스로에게 저장되는 몫이며 나머지 두 장은 숲의 다른 생물들을 위한 것이다."

요양을 위해 교직을 그만두고 번다한 생활에서 벗어나 숲으로 들어간 사람이라면 고독감이나 좌절감을 은연중에 보이기도 하련만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따뜻하기만 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 나누려는 마음이 크기에 그는 우리 모두를  그가 있는 숲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감사. 사랑, 여유, 한발 물러섬, 공존, 평화로 내 마음이 여울졌다. 나도 그 숲에 가고 싶다는 강한 욕구와 더불어.. 언제든 마음이 무겁고 화가 치밀때 이 책을 다시금 펼쳐들어야겠다. 물론 다시 펼쳐 들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