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말 기발한 상상력으로 프랑스인은 물론 전세계의 독자를 열광케하는 작가임에 분명하다. 
그의 작품이 이렇게까지 인기몰이를 하는데 대한민국 독자의 공이 아주 커 매년 신간이 출간될 적마다 한국을 찾는다. 이것을 한국에 대한 애정이라고 해석해야 할지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라 오는 것인지 헷갈린다.

상상력에다 과학전문지 기자로 쌓은 전문성.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그의 필력은 놀랍기만 하다.

개미, 뇌, 나무,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etc

 

감옥 탈출기를 그린 빠삐용으로 널리 알려진 책과 동일한 제목이다. 나비 혹은 나방.. 두 책 모두 탈출을 그린다.

황혼기에 접어든 지구. 오늘날과도 유사한 테러, 종교분쟁. 환경파괴 등등으로 앞날을 예고할 수 없는 시대.. 이브란 과학자가 올린 프로젝트는 번번히 취소되고 유명한 요트선수를 빗길 교통사고로 불구로 만든 이후 그의 삶은 바뀐다. 우연히 열어본 아버지의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고 백만장자 맥나마라의 도움으로 거대 범선형 우주선을 만든다.

14만4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거대 우주선, 일개 도시규모의 우주선이라 상상이 가는가. 광년 이상 떨어진 지구와 유사한 행성에 가려면 적어도 천년, 최후의 생존자를 남겨 인류사를 계속 이으려면 적어도 14만 4천만명이 필요하다. 비밀 프로젝트로 진행되다 발각되어 찬반 양론이 거듭되다 반대파가 득세를 하여 군대가 출동하기로 한날 급박스레 파피용호는 지구를 떠나 우주를 향한다.

 

지금의 지구가 인류의 악행으로 파멸을 맞게 되므로 그 악을 불식하고 새로운 시작의 북소리 높이 올렸지만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폭력성과 악은 공동체 붕괴의 씨앗을 뿌린다.

치정이란 이름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공동체 사회가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경찰. 감옥, 법을 제정하게 된다.

제도적 장치 마련되나 더 많은 살인과 범죄들이 발생하고 급기야 사틴이란 초기 이탈멤버가 폭동을 일으켜 소형 우주선을 탈취하여 지구로 돌아간다.

그 이후엔 지구의 오늘처럼 좌우의 대립, 종교의 발생, 전쟁, 이로 인한 우주선의 파괴, 전염병 발생으로 인구는 급감하여 최후의 생존자 6인이 남는다. 착륙용 우주선엔 단 2명만 탈 수 있다. 종족번식을 위해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만이 신지구에 도착한다. 그들의 도착과 함께 공룡들의 천국은 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무너지고 남녀는 부부가 되고 2세를 원하나 쉽게 얻지 못하고 헤어져 여자는 배부른 몸으로 지구에서 가져와 소생시칸 뱀에 물려 죽는다.

남자는 다시 지구에서 가져온 호모사피엔스 유전자를 소생시키려 하나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자신의 늑골(갈비뼈)를 부러트려 이브를 탄생시킨다. 여자는 남자를 아담이라 부르고 이때부터 좀 이상해진다. 그 여자는 파피용을 타고온 사람들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데 성격속의 인물과 동일하다.

기본적인 구도는 지구멸망전 인류생존을 위한 탈출기나 창세기를 오가고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하는 플롯, 1251년이나 흘러 그들이 도착한 곳이 어쩌면 태초의 지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지구 문제는 해결책이 없는가 탈출이 유일한 해결책인가.

천년 이상이 걸려야 겨우 도착할까 말까 하는 새로운 항성을 찾는 우주선 만들기가 해결책이 될 것인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을 지구의 삶과 죽음 (지구와 인류의 미래로 떠나는 흥미진진한 탐험 피터 워드지음 이창희 역 지식의숲펴냄)이란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우주전쟁이란 용어를 불사하면서 벌이는 소모적인 우주개발비를 지구를 살리는데 쓴다면 지구의 생명을 좀 더 길게 연장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지구의 역사에 인류사를 견주면 에레베스트산 정상에 눈이 쌓이는 정도에 불과한 인간이란 종족이 지구에 끼친 무시무시한 폐해..

 

파피용은 탈출에 성공했고 인류란 종족을 보존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렇다고 과연 희망적인가.

그들의 이야기를 빗대어 작가는 오늘의 지구를 좀 더 사랑하고 후세대를 위해 넘치더라도 아껴 쓰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14만 4천명의 선택받은 사람들과 그 후손들 역시 신의 예정한 운명에 얽매인 불쌍한 존재는 아닐지.

 

여하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은 빠삐용과는 또 다른 재미, 다시한번 지구와 환경문제를 생각나게 만든다.

 

베르베르, 파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