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무라 카프카의 상처가 그렇게 쉽게 치유될 수 있는 것인가.
어린 시절의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리고 전생애를 일반인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다가 입구의 돌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나카타, 운명을 따르는 그의 삶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가?

사에키의 15세 시절, 그림을 그리던 그 장소에 카프카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다무라 카푸카의 이야기와 나카타의 이야기가 병렬 구조로 진행되다가 조니 워커란 인물의 노림수에 빠져 그를 죽인 것으로 생각하는 나카타, 의문의 장소에 피투성이 발견된 카프카가 연결되기까지..

카프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나카타는 운명적인 행로를 따라 카프카와 사에키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면서 소설은 스피디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소중한 것을 버린 혹은 잃어버린 여인의 삶과 버림받아서는 안되는 존재에게 버림받고 아버지마저 그에게 저주를 퍼붇는 존재

기억은 잃어버렸지만 고양이와 대화하는 능력을 얻은 나카타와 연결된 호시노 그 역시 고양이와 대화를 하는 능력을 보이는 존재가 되어 입구의 돌을 닫아야 하는 수호자로의 부름을 받은 것인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현실화 된 것으로 보이는데 카푸카는 과연 그것을 모두 극복하고 껍질을 깨는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다른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다른 차원의 공간이 병존하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갈 수 없는 곳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이전과 이후 어떻게 그 삶이 달라질까? 오시마의 형도 그곳을 다녀왔는데.

운명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존재! 그들이 아무리 피하고자 해도 언젠가는 한번은 만나야 하는 존재! 나카타와의 만남 이후 다른 차원의 세계로 떠난 사에키, 그곳에 존재하는 15세 소녀와 카푸카와 최후로 해후한 사에키는 동일인인가 다른 차원의 존재인가. 입구의 돌이 열리기 전과 후로 구분되는..

 

하루키의 소설엔 다양한 음악이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구원을 받은 인물은 카푸카가 아니라 호시노란 생각이 든다. 우연히 만난 나카타와의 동행에서 그는 인생의 의미를 깨달았고 전과 다른 사람으로 거듭났으므로.

 

버림받아서는 안되는 소중한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던 다무라 카프카 역시 15세의 생일날 감행한 가출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상처받은 영혼을 위무받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으므로 그 역시 새로운 인생의 문을 확 열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책을 모두 읽고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카타가 피난을 간 시골에서 숲으로 현장학습을 나가 친구들과 함께 집단 혼절을 한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후일 여선생이 고백한 2차대전에 참여한 남편과 꿈속에서의 정사후 생리, 그 혈흔을 닦은 손수건을 주은 나카타를 폭행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그 이전 그렇게 총명했던 소년만이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고 간단한 셈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사건과 사에키가 입구의 돌을 열어버린 사건과의 연결고리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까마귀 소년은 누구인가? 다무라 카무카의 내면에 잠복하고 있는 또 다른 존재인가. 그렇다면 카프카는 다중 인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