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을 읽고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호오가 뒤집어지는 경험을 자주한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었을때의 느낌이랄까. Capitalism at the Crossroad란 원제는 갈림길에 선 자본주의일 것 같은데 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는 이름은 아무래도 절망이나 암담함보다는 희망이란 단어가 연상된다. 작금의 인류에게 닥친 지구온난화, 환경파괴, 빈곤의 문제, 테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과연 해결할 수 있는 것인가.

 

 

탄소배출권이 환경오염을 해결해 줄 대안인가. 마이클샌델의 주장에 따르면 이것이 오히려 다국적 기업의 환경오염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지, 그렇담 환경오염 유발산업을 유치한 후진국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윤추구가 생명인 기업에서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찾기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이제 기업은 국가권력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존재이므로 현재의 문제점을 개별국가들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다고 그래서 기업에게서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선뜻 공감하기 어려웠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상실, 빈곤, 소득불평등, 절망감, 테러리즘 등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과연 자본주의로 타개할 수 있겠는가 이말이다.

 

지속가능한 개발, 지속가능한 사회, 사회적 기업이란 단어를 아주 자주 듣는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를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과는 달리 이 책은 대표적인 BOP(Base of Pyramid)를 공략하여 성공한 기업이라고 평하며 이와 같은 기업들에서 희망을 찾자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논제이다.

 

20억이었던 인구가 60억이 되는데 불과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화석연료 에너지소비를 줄이려는 다양한 대안에너지들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음은 분명하다. 어제 우연이 얀의 홈이란 항공사진으로 촬영한 지구촌 곳곳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심각한 문제들이 심각했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하는데 정말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면죄부를 줄 수 있는가? 미래의 위험을 도외시하고서라도 현재의 문제를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것을 진정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사회적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 BOP를 타겟으로 하는 기업, 토착화되고 이해당사자로 참여시켜 그들을 사업주체로 만들어 자립갱생의 기반을 만들어 주는 기업이 정말로 자본주의가 던져준 인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동의는 하기 어렵다.

 

 

오래된 미래 라다크에서 배운다의 예가 보여주는 개발지상주의의 문제, GNP론 극빈국이지만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부탄, GNP, GDP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수준을 대비하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기업에서 찾는 것과 신기술(그린에너지 등)에서 찾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된다. 우주개발에 투자하는 돈을 지구의 생명을 좀 더 연장하는 기술에 투자한다면 지금의 문제중 상당부분은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기로에 선 것은 무능정권이 원인이 아니라 유럽에 수출한 과일재배에 주력한 결과 밀수출국이 밀 수입국으로 전락하여 빵값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린에너지를 위한 팜 재배의 확대로 쌀수입국으로 전락한 필리핀의 문제, 같은 섬 두 개의 나라 도미니크와 아이티의 현실을 보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보이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인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일부 나라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모델이 우리가 직면한 범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피라미드의 기층인구를 구제할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온다면 조금은 나아질 것이란 것은 확실하다.

 

설 연휴기간에도 일본의 화산폭발과 폭설, 미국의 폭설, 호주의 폭우가 엄청난 재해를 일으켰고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20년 이내에 모두 사라질 것이란 아프리카의 눈물이란 드라마를 보고도 좀 충격은 먹었겠지만 우리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객관화되고 타자화되어 나부터 달라져야함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이 바로 나 자신, 우리 세대가 아니라 다다다음 세대란 생각 혹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서 그런가. 자본주의 체제가 우리에게 부과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제 좌우 이념의 차이를 넘어 공용어가 되어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도 요원하고 대안의 희생자가 또 후진국, 그리고 빈자들은 아닌지...절망적인 문제가 많다고 해도 해결책을 모색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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