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뇌, 나무, 파피용, 파라다이스.. 지금까지 읽은 베르베르의 작품이다. 타나토노트에 이어 신을 읽을 예정이며 아직도 내 손을 거쳐가지 않은 그의 작품이 눈에 띄면 무리를 해서라도 읽게 될 것 같다. 그만큼 나를 중독시킨다. 쉽지 않은 이야기를 소재로 하지만 사실과 픽션을 오가는 여행길에서 헤어나오긴 힘들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어봐야 알겠지, 그러나 완전히 들었다 다시 살아온 사람이 없으니 영영 모르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 타나토노트는 그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려는 작가의 시도가 빛이 나는 소설이다. 코마라는 의학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하여 2060년경 프랑스 대통령 뤼생데르가 사고로 일시적으로 죽었다가 살아난 경험을 한 다음 영계탐사단을 꾸리게 되면서 영계탐사는 본격화된다.

 

타나토노트”(Thanatonautes)는 영계 탐사단이라는 의미로, 죽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Thanatos와 항해자를 뜻하는 nautes 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단어이고 그들이 영계 탐사를 떠나는 실험실은 타나토드룸이라고 한다.

 

개미에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있다면 타나토노트엔  아내의 죽음 목도하고 자살한 프랑시스 라조르박이 집필한 죽음에 관한 한 연구가 그 아들 라울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고 영계탐사를 하게 만든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하는 아주 위험한 연구이기 때문에 교도소에서 장기 복역중인 죄수를 타나토노트로 선발하여 실험을 하게 되는데 숱한 실패를 거듭한 뒤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비밀이 새어나가 곤욕을 치르나 공개적인 실험에 성공하여 전세계에 타나토노트 신드롬을 불러일으켜 우주여행 경쟁처럼 국가, 종교간의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이집트신화, 그리스, 일본, 수메르, 기독교, 이슬람교, 티벳불교, 유대교, 노장사상 등 동서양의 종교와 신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룬 고대 사상이나 문헌을 양념으로 버무려 우리가 상상할 없는 너머의 세계를 재구성하여 보여주려고 한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일곱단계로 나뉘고 각기의 고유한 색깔과 고유의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1 청색 빛의 유혹
2 암흑 두려움,
3 적색 쾌락..타락, 성적 욕망
4 주황색, 끝없는 영혼들의 행렬, 기다림, 시간과의 싸움
5 황색 절대지의 경지
6 녹색 완벽한 아름다움, 자신을 부정하고 보잘것없게 만듬
7.천사와 사탄이 있는 곳 영들을 심판함

 

어떻게 보면 난해하고 어떻게 보면 기존의 종교의 경전에서 언급한 것들이 얼버무러져 있어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느순간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정말 폭넓은 공부를 한 다음 쓴 책이란 느낌을 개미에서처럼 갖게  된다.

 

타나토노트에 이어 천사들의 제국, 신을 모두 읽어야 베르베르가 상상하는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한 그림을 온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있을까?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 그러나 이 책은 정신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육신을 떠나 영계를 다녀 온것으로 표현한다. 그렇지만 아직은 나는 모르겠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해소하게 되어 정말로 이러이러하다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그래서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 비슷하게 소설을 표현하지만 전혀 다른 해답이 나온다면 정말로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지 않을까.

 

때로는 진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람이 죽으면 어떤 세상으로 가게 될까, 종교에서 말하는 세상일까, 아님 전혀 가는 곳이 없는 것일까. 그럼 사람만이 영육이 분리되는 것인가. 동물도, 식물도, 최근 호킹박사의 신존재 부정에 대한 기사를 보는 것 만큼이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유야 어쨋든 착하게 살자, 사랍답게 살자 그럼 어떤 진실을 만나더라도 불편하지도 두렵지도 않을 것 아닌가.

 

착하게 살자, 사람답게 살자, 그리고 더불어 살자.

주위를 둘러보면 천국, 극락을 약속하는 종교가 우후죽순이다. 신들의 이름으로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는 종교인들은 이 책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특히나 사리사욕에 눈먼 일부 종교인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은 정말 신존재를 믿고 죽음 이후의 세계의 존재와 최후의 심판을 믿는가를. 믿으면서도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를..

 

인간의 구원을 약속하는 종교가 오히려 인간을 더 죽이고 있는 현실은 죽음 이후의 세계의 존재에 대한 긍정보다 부정이 앞서게 만든다.

타나토노트, 영계, 천사, 천국, 극락,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