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의 망명생활, 63세에 즉위하여 9년 치세에 춘추시대 제2대 패자가 진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리더십이 춘추전국이야기 2편의 주 테마이다.

 

제환공과 관중이 패자였던 시기와는 전혀 다른 전쟁의 양상이 전개되고 존왕양이의 명분보다는 영토확장이 주된 관심사가 되어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시기다.

제 환공의 사후 왕위쟁탈전에서 밀려난 아들들이 초나라로 망명하여 제나라를 공격하는 길앞잡이가 되고(고구려 멸망후 연남생의 모습과 유사), 초나라와 산악지대에서 성장한 晉과 秦이 새로운 춘추시대 3강으로 자리잡게 된다.

 

여희의 모략으로 진 헌제의 맏아들 신생은 자결을 하고 중이와 이오는 도망을 간다.(왜 장자는 아버지 말을 그리도 잘 듣는가. 이는 진시황의 장자 부소가 환관 조고가 조작한 유서를 보고 자결함). 헌제의 사후 혼란한 정국하에 중이는 왕위 계승 권유를 거절하나 이오가 받아들여 진혜공은 대부들과 진나라에 영토를 나누어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남자의 자격의 남아일언중천금처럼 시대에도 약속을 아주 중요시 하는 시대, 진 문공은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밀어준 초나라 성왕에게 약속한 30리씩 세번 후퇴한다는 약속을 성복지전에서 지킨다. 秦과 다른 나라들과 연합하여 초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춘추시대의 패자가 된 진 문공. 이후 진나라는 동쪽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진 목공의 군대의 철수시 효산에서 융적의 도움을 받아 궤멸시키는 전과를 올리나

 

이는 진나라와의 협력관계를 무너뜨려 진의 배후를 위협하는 진나라와 관계 악화가 진의 영토확장에 큰 걸림돌이 되었으며 애시당초 진이 동쪽으로 진출할 것을 막지 못할 바엔 퇴로를 차단한 전쟁은 이익이 없는 전쟁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관중의 사후 제나라가 급속도로 쇠약해진 것과는 달리 진문공은 시스템을 개혁하여 사후에도 인재들이 즐비하여 한동안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진문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관중은 습붕이란 조력자가 있었다고는 하나 1인이 이룬 치세라면 문공의 치세는 다양한 인재들이 함께 이루었고 반성하는 군주, 부하들의 조언에 귀기울일줄 아는 자세,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여 절검하는 군주, 군제의 개편(병력의 급격한 강화, 6군체제), 신상필벌의 강화, 인재등용 등을 통해 문왕은 짧은 치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동생이 다져놓은 토대아래 부국강병에 성공한 것이다.

인재의 등용면에서는 백리해와 건숙을 채용한 진목공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晉이 동방진출을 가로막았고 순장이란 인습을 탈피하지 못한 것이 진 목공이 패자가 될 수 없었던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 일견 공감이 간다.

 

융적으로부터 주나라를 보호하였던 秦과 晉, 제나라, 남방의 이민족이었던 초가 4강구도를 형성하였던 춘추시대가 3강체제로 바뀌고 대의명분보다는 영토확장이 주된 전쟁의 목적이 되면서 춘추시대의 소국들이 차차 사라지게 된다.

 

다른 나라가 곤란한 지경에 빠진 것을 이용하지 않으려 했던 관중과 타국의 곤경을 이용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시대의 도래, 지금까지 전쟁에서 야인은 전쟁에서 제외되었지만 차츰 군역을 지게 되었고 융적의 힘도 서슴없이 이용하는 시대, 전차를 이용한 전쟁에서 기마병이 주가 되는 전쟁을 하게 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춘추전국시대는 혼란의 시대였으나 경쟁을 통해 국가의 시스템이 정비되어 중국 대륙을 통일할 수 있는 이념과 세력이 형성된 시대였다.

 어제 방영된 김수로에서 자신을 찾아온 신귀간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이 억울하지도 않나’라고 하자 ’수로에게는 사람이 몰려들고 있지만 자신과 나에겐 누가 있느냐고 헛된 미망에서 깨어나라’라는 투의 답을 한 이진아시의 말이 귀에 와 닿는다.

인재가 모여드는 사람, 그리고 장장 19년이란 세월을 따라다딘 숱한 사람들이 진 문공의 패업을 이루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겠지만 이들도 위험한 투자를 한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자신을 알아주지 않은 진문공을 원망하며 불타 죽었을 개자추와 같은 고고한 자들도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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