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짝~, 아침이슬, 님을 위한 행진곡 등에 이어 헌법 1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가장 많이 부른 노래중의 하나가 아닐까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과 2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이지 정권을 장악한 대통령이나 집권당이 주인이 아니란 소리다.

대한민국 헌법에 담긴 좋은 내용들이 얼마나 지켜지고 보장되고 있는가 질문하는 목소리들이 높아간다. 그토록 힘들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아직도 사상누각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국가의 수준이바로 국민의 수준이라고 아직도 우리의 의식이 민주공화국을 온전히 실현할 정도로 튼실하지 못하다는 반증의 목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나에게 직접 겨누어진 것들이 아니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므로 그냥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 살아도 되는 것인가?

아렌트의 말 "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크게 와 닿는 시국이다.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곤 하지만 대한민국이 민주화되었다고 부를 수 있는 시기는 고작 10년 전후에 불과하니 그만큼 취약할 수밖에~

 

유시민이란 사람을 알게 된 것은 그의 글로부터이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항소이유서이다. 정말 지금 보아도 가슴 뭉클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제대로 된 글은 이 책이 처음이다. 안타깝게도.

 

후불제 민주주의는 부제처럼 대한민국 헌법 조문을 근거도 오늘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듯이 우리 사회 전반을 꼼꼼이 살피는 책이다. 헌법과 너무나 다르게 흘러가는 현상황에 대한 그의 입장표명과 후일담에 가까운 글들로 엮여 있다. 그와 동시대를 건너고 있는 우리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앞에 움츠리지 말고 서로 선한 사람끼리 손을 잡자는 적극적인 대안의 모색을 찾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한민국은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제정되던 날 부터 당연히 민주공화국이었다. 당연의 정의이지 존재의 문제는 아닌 민주공화국. 우리가 민주공화국을 위해 어떤 희생도 투쟁도 없는 것이었기에 뒷날 두고 두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란 그의 해석이 무릎을 칠만큼 정말로 탁견이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성격, 국민의 권리, 의무, 국가의 의무 등등을 규정한 최고의 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헌법에 대해 잘모른다. 그래서 집권자들이 해석하는 그대로를 진실인양 받아들이고 그들의 주장을 100% 수긍하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국민들이여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가 헌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 책을 펴낸 것 같다.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엇비슷해 나찌정권이 탄생하게 된 시초도 바로 후불제 민주주의였기에..우리는 두고 두고 대한민국이 온전한 민주공화국으로 유지 존속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핵심권력은 여전히 7~80년대 독재정권의 우산아래 호의호식 하던 이들이 장악하고 있고 권력기관화 되어버린 조중동이 떡하니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으니 아직도 멀기만한 길이다.

헌법 조문을 근거로 하여 대한민국 작금의 현실을 이렇게 속시원하게(반대편의 입장에선 또 좌빨이란 소리가 나올수도 있는) 풀어내어 그릇된 현실인식을 바로잡게 한다.

 

우리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 역시 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가 행복하기를 너무 강하게 원하기 때문에 경제대통령이라고 외치는 바로 그가 당선이 되었다는 것.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더 많이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그들만의 목소리만 들리게 하려고 더 많은 공권력이 동원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헌법 1조 1항부터 마지막 조항까지 그들의 입장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해석하여 그들을 위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이 되는 날까지 우리는 여전히 후불제 민주주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서라고 선한자들끼리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

 

내게 주어진 자유의 달콤함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싸웠음을~
내가 억압당하는 당사자가 아니라고 고개 돌리고 외면하면 언젠가는 바로 나 자신의 차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을 후불제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당신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합니다.
당신이 재벌 회장의 운 좋은 상속자로 태어났든, 아니면 일하고 또 일해도 끝없이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딸 아들로 세상에 나왔든, 국가는 행복을 추구할 당신의 권리를 인정합니다.
당신이 빼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이든, 아니면 남들만큼 평범한 재능만 가진 사람이든 상관없이, 국가는 당신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합니다.
당신이 여자든 남자든, 당신이 키가 크든 작든, 당신이 힘이 세든 힘이 약하든, 국가는 당신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존중합니다.
당신은 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존재합니다. 당신이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당신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32쪽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대한 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53쪽

 

"어리석은 자를 견딜 줄 알라. 똑똑한 자들은 언제나 참을성이 없다. 지식이 많을수록 참을성은 줄기 때문이다. 통찰력이 큰 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제일 우선해야 할 삶의 원칙은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이며 지혜의 절반은 거기에 달려 있다. 246쪽 벨타사르 그라시안(예수회 신부)의 글

"나는 악한 사람이 악한 짓을 하고 선한 사람은 선한 일을 한다고 믿었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악한 사람은 물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악을 저지른다. 그런데 악하지 않은 사람도, 어떤 상황에서는 별 죄의식 없이 악을 저지른다. 어쩌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선험적으로 분류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363쪽

해나 아렌트(미국의 유대계 정치학자)가 본 아이히만(유대인 대학살 전범)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나 비정상적인 살인광이 아니었다. 그는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상부의 명령에 복종한 평범한 군인이었을 뿐이다. 아이히만은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아무런 양심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명령을 정확하게 수행하지 못했더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위에서 내려온 명령을 실행한 것이 아이히만의 죄였다. 아렌트는 말했다.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 365쪽

 

처음 그들이 왔을 때(다음은 우리다) - 독일의 신학자 나묄러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374쪽
* 이 글은 집단창작이란 설이 높다고 함.

"악한 목표를 내걸고 악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는 대중을 속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악한 시스템은 거의 언제나 선한 목적을 위해 악한 방법을 정당화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악한 시스템을 만드는 권력자들은 ’경제적 번영’, ’자유민주주의의 수호’, ’법치주의 확립’, ’국가의 정통성’과 같은 선한 목표를 내세우면서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조장한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목조른다. 법률의 이름으로 인권을 모욕하며, 국가 안보를 내세워 평화를 위협한다."
"악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악한 상황을 종식시키려면 선을 행하려는 의지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잡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처음 그들이 왔을 때’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던 상황이 언젠가는 나와 내 가족을 덮칠 것이다. ’다음’은 우리 차례가 되는 것이다. 이런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善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악한 시스템을 무너뜨림으로써 선을 실현하려는 거대한 시민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그들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수배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시민단체 회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모차 엄마를 기소했을 때
나는 침북했다.
나는 촛불집회에 가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전교조를 압수수색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시민들을 불태워 죽였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철거민이 아니었으니까

 

마침내 그들이 내 아들을 잡으러 왔을 때는
나와 함께 항의해줄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3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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