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비밀은 제목이나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사춘기 아이들간에 공유하는 단순한 비밀이 아니였다.

부모의 부재로 조손가족인 켄지네는 보통 또래 친구들이 겪는 문제가 아닌 부모같은 존재인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건강 이상으로 화목한 가정 생활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내가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치매 걸린 어르신이 있어 흔들리는 가정들을 주변에서 흔히 봐왔기 때문에 탈라니와 켄지 자매가 짊어졌어야 할 짐의 무게감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할아버지의 건강 이상 사실을 숨기고 어린 자매 둘이서 감당해 내는 모습이 다소 무모한 결정과 행동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지만, 가족의 해체라는 용납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자매들, 특히 막내 켄지의 모습은 처절한 생존 자체였기에 가까이 두고도 가족의 소중함을 놓치고 사는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족관계 붕괴의 위기라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켄지 자매의 여정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문제상황에 대처하는 마음자세와 용기, 가족간의 상호작용과 이해 등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참 좋은 시간이였다.